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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ree Ways Jan 09. 2023

각자의 전문분야

사진작가, 그림작가, 글작가의 모임_제주여행 일곱번째 이야기

각자의 전공이 다른 세 명이 함께 한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일지도 모릅니다. 각자의 고유한 개성이 있기 때문에 다투거나 조율이 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죠. 그러나 저희는 좀 둥글둥글한 편입니다. 그래서 함께 다닐 수 있는 것 같아요. 


함께 여행을 하며 지금사진 작가님은 우리가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사진들을 찍었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감탄을 내뱉었습니다. 지노그림 작가님은 아침에, 카페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우리가 갔던 장소들을 눈과 마음에 담아 비슷하지만 다른 그림을 짠 하고 그려냈죠. 그때도 저는 참 신기해서 탄성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나는 무얼 쓰나 고민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고민했던 것보다 글감이 많이 튀어나왔죠. 여기저기서 툭툭,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모든 순간들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이 참 많았어요. 그래서 글쓰는 작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가장 재밌게 떠올랐던 글감은 우리 지수언니의 이야기 였습니다.ㅎㅎ) 



사람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색이 있는 것 같아요. : ) 그 사람만의 생각, 말투, 생김새, 전공들이 모여 하나의 특별한 모습을 나타내는 거죠. 저는 누군가를 따라하거나 유행을 따라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게 되면 나만의 고유한 색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데 유행한다고 해서 따라가면 내가 없어지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참 특이하게도 우리 셋 모두 그런 것 같아서 이 점도 참 좋더라고요. 각자의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고,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 또 누가 나를 따라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거든요.ㅎㅎ 이렇게 말하면 조금 거창해보일지 모르지만 그래서 예술을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자기만의 색을 더 확대시키는데서 부터 예술이 시작되는 거니까요. (저 말고, 지금사진 작가님과 지노그림 작가님을 보면 그런 모습들이 더 많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요.ㅎㅎㅎ) 



저는 언제나 누군가가 원하는 또는 요구하는 것에 맞추어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내가 쓰는 글의 색이 어떤 것이었는지 헷갈릴 때가 많아요. 그래서 인지 나는 원래 어떤 글을 좋아했지? 라는 질문을 오래도록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때가 허락되었을 때 책상 앞에 앉아 고민만 할까봐 그게 무서운가 봐요. 



그런데 어쩌면 지금사진 작가님과 지노그림 작가님과 함께 여행을 하다보면 저도 제가 좋아하는 글, 제가 가진 고유의 색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 두 분은 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볼 수 있도록 저의 분야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두 분이 가진 고유의 색을 보면서 내가 가진 색은 무엇인지 더 깊게 고민하고 길을 찾아가는 중 인 것 같더라고요. 



지금까지 글 사이사이에 넣어둔 사진은 지금사진 작가님께서 여행 중 틈틈히 찍은 사진이에요. 마지막 그림은 지노그림 작가님께 제가 부탁드려 받은 그림이고요.ㅎㅎ 두 분 모두 너무 멋지지 않나요? 인생에서 이렇게 좋은 동지를 만난다는 건 커다란 축복이 틀림 없습니다. 그러니 저도 더 분발해야 겠어요. 앞으로의 여행이 더욱 풍성해 지도록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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