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노후!!”
“부업으로 월 천만 원?”
다단계는 우리 삶의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와 있고, 그들의 광고는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다.
일반적으로 공장에서 제조된 물건은 먼저 도매상에게 유통되고, 도매상은 다시 마트나 점포와 같은 소매상에게 물건을 유통하면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한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많은 유통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다단계는 도매상과 소매상이 없이 제품을 소비한 소비자가 소비자임과 동시에 사업자가 되어 그다음 소비자에게 물건을 유통시키고, 그 수당을 받은 것을 말한다.
다단계 업체들은 제조업체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키기 때문에 중간에 도∙소매업자들이 없고, 그 유통비용을 사업자가 된 소비자들이 수당형식으로 수령할 수 있고, 하위 사업자들이 많아질수록 자기가 받을 수당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광고를 한다.
그러나 다단계를 시작하고 자기 밑에 하위 소비자들을 두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다. 무슨 종교단체 지도자가
아닌 이상 다단계 회사들이 하는 광고처럼 수익을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내 옆 친구에게 추천을 해 봤는데, 그도 역시 다단계 회사 회원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단계를 시작하여 처음부터 하위 사업자들을 거느리고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광고는 엄청난 과장광고라고 보면 된다.
이처럼 합법적인 다단계도 문제가 많은데,
더 큰 문제는 불법다단계다.
법적으로 이들을 ‘유사수신업체’라고 부르고, 그 행위를 ‘유사수신행위’라고 부른다.
정상적인 다단계 업체가 유사수신업체로 둔갑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형식적으로 물건을 파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가격 정상가 대비 터무니 없이 비싸다.
(듣보잡) 인덕션 2구 1대가 450만 원이다.
물건을 터무니 없이 비싸게 사고파는 이유는 업자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이고, 사는 사람은 그렇게 사야 내 포인트가 올라가고, 그 포인트를 기준으로 등급과 수당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업자들은 그 물건이 아~주 질 좋은 물건이라고 포장한다.)
이미 업자들의 세 치 혀에 하늘의 별을 딸 수 있다고 믿게 된 사람들은 음식물 처리기를 300만 원에 사고, 인덕션을 시중가 보다 몇 배나 비싸게 산다.
그렇게 돈을 버는 족족 유사수신업체에 쏟아붓고 나면 컴퓨터상으로 포인트가 쌓이고, 그 포인트가 몇 억 원까지 되는 것을 실제로 보기도 하고, 또 그 포인트로 가전제품을 사기도 한다.
그래서 더 신뢰를 가지고, 더 돈을 투입하고, 포인트는 쌓이지만..
언젠가부터 포인트는 사용을 할 수가 없게 된다...
선릉, 서울대 입구, 봉천동... 이런 곳에는 유사수신행위업체들이 많다.
유사수신행위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 약칭: 유사수신행위법 )
제2조(정의)
“유사수신행위”란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ㆍ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ㆍ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행위로써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1.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행위
2. 장래에 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예금ㆍ적금ㆍ부금ㆍ예탁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
3. 장래에 발행가액(發行價額) 또는 매출가액 이상으로 재매입(再買入)할 것을 약정하고 사채(社債)를 발행하거나 매출하는 행위
4. 장래의 경제적 손실을 금전이나 유가증권으로 보전(補塡)하여 줄 것을 약정하고 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행위
라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유사수신행위란
[인∙허가나 등록 없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향 후 원금전액 또는 원금 이상을 준다고 약속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영업으로 하는 것]
을 의미한다.
그럼, 유사수신행위가 뭐가 문제일까?
누군가 여러분에게 나중에 원금을 당연히 보장되고, 원금에 수익금을 줄 수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하고 돈을 투자해 달라고 요구한다고 가정하자.
현명한 사람이라면 이런 말들은 무시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수많은 사람들은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이 위와 같은 말을 해도 넘어간다.
그리고 당연히 원금이나, 수익금이 보장될 리가 없다. 결국 수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할 것이고, 국민들의 삶은 엉망이 될 것이다.
그래서 법률로써 규제를 하는 것이다.
다단계와 유사수신행위가 다른 것 같지만 보통 한꺼번에 일어나고, 유사수신행위는 다단계 방식으로 하여야 회원들이 잘 모집된다.
먼저 합법적인 다단계부터 살펴보자..
우리가 알고 있는 다단계는 이미 합법적이고 나름 체계가 갖춰진 글로벌 회사들도 있다.
보통 다단계는 예를 들어 실버, 골드, 루비, 다이아 등등 등급이 나뉘고, 그 등급에 따라 회사가 매달 매출의 몇 %를 수당으로 지급하며, 등급을 많이 받기 위해서는 내가 모집한 사람이 그 물건을 많이 사면된다.
여러 명을 소개하거나, 사업자를 끌어들여 그들이 많은 물건을 사면 내가 등급도 올라가고, 해외 연수도 떠나고, 돈도 번다.
이런 회사들의 설명회에 우연히 또는 지인의 ‘강력한’ 권유로 가보신 독자들이 계실 것이다. 그리고 실제 등록을 하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치 내가 이런 회사와 사람들을 만난 것이 일생일대의 기회이고, 나도 이제 한만큼 돈을 벌 수 있으며, 잘만 하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 한 달에 몇 천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1년에 몇 번씩 싱가포르이나 동남아 같은 곳으로 해외 연수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설명회를 다 듣고 나면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고, 긍정적이고, 희망에 가득 차 있다.
설설명회에서 말하는 사람들은 전문가들이다. 물건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라 다단계에 관한 전문가들이다.
그들의 말 빨은 상상을 초월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몇 분만 듣다 보면 나도 이제 부자가 된 것 같고, 꿈과 희망이 부풀게 된다.
나도 해보자!!!
굳게 마음을 먹고 회원가입을 하게 된다.
그 정도되면 회원은 세뇌당한 것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이제 가족이나 친구가 다르게 보인다...
가족=돈, 친구=돈..
다단계에서 등급을 올리거나,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액 이상의 물건을 사야 한다. 자기가 사거나, 주변인에게 팔거나...
그래서 심지어 초기에 몇 백만 원어치 물건을 사는 경우도 있다.
사실
[그들의 목적은 여러분들이 사업자가 되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바로 여러분들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그 설명회의 목적임을 바로 알아야 한다]
자기도 먹거나 사용하고, 엄청나게 좋은 물건이라고 주변사람들에게 홍보하여 그 회사와 회사 물건을 교육받은 대로 홍보하도록 한다.
그러면서 본인이 써봐야 좋은 줄 알고, 그래서 남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도 할 수 있다고 한다.
합법적인 다단계라도 이를 통해서 돈을 버는게 과연 쉬울까??
필자가 생각 하기에 그런 것이 가능한 사람은 초창기 멤버들이거나, 다단계를 떠나서 이미 개인적이든 조직적인 네트워크가 상당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다단계를 하지 않아도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데 다단계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다단계에 뛰어들어 만족할 만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업은 거의 포기하고 거기에만 매달려야 할 것이다.
다단계로 성공까진 아니더라도 윌에 백만원 이상버는 것 조차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쉽게 생각하고 도전했다간 시간과 돈만 날날게 된다.
중요한 점은 앞에서 다이아다.. 뭐다... 하는 사람들이 진짜 돈을 많이 버는지 확인은 해 보았는가???
높은 등급이 되었다고 하는 사람들 대부분 물건은 집에 쌓여 있고, 포인트는 많이 있을지 모르나, 정작 돈은 없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아는 지인은 화장품 700만 원어치가 집에 쌓여 있다]
더 큰 문제는 불법 다단계이다.
불법 다단계는 청중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가 강력하다.
수당체계가 뭔가 복잡하고, 뭔가 많이 주는 것 같다.
➀ 전체 매출의 35% 이내에서 주급 지급,
➁ 성과급은 전체 매출의 10% 이내에서 환산 지급,
➂ 추천(소개) 수당은 추천받은 사람 매출의 10%,
➃ 사무실 운영비로 전체 매출의 6%를 사용.
*실제 유사수신업체 수당체계*
주된 타깃은 어린 대학생들이거나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일반 서민들이다. 그들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망은 강력한데, 자본금은 별로 없고, 마땅히 그 방법도 모르기 때문에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업자들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대기업과 같은 유통망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지금 소개하는 물건이 정말 좋은 물건이고, 특허도 여러 개 가지고 있는데, 유통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자기들이 대신 유통을 해주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수익을 여러분들에게 나누어 주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의 말 대로라면 기술력은 좋으나, 자본금이 없어 유통을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도 살리고, 여러분도 좋은 물건을 살 수 있어서 좋고, 여기에 더해 돈도 벌 수 있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 된다.
회원은 열심히 물건을 사고,팔고, 홍보해서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그리고 그 포인트를 기준으로 수당이 나간다.(물론 처음 몇 번만...)
처음에는 수당을 잘 받을 수도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초창기에는 신규 회원들이 많이 들어와 자신들이 모은 꿀단지를 헌납하기 때문에 더 많이 꼬일 수 있도록 일단 수당을 잘 준다.
일단 수당을 주어야 의심 많은 회원들이 안심하고, 자기가 이렇게 돈을 벌었다고 자랑을 해야 주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꿀단지를 들고 온다.
처음에 수당을 받고 그만 두면 되는 것 아니랴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도박에 한 번 빠진 사람은 딴 돈을 절대로 가지고 갈 수 없듯..
수당 맛을 본 회원은 수당을 받으면 그 수당을 재투자하면 더 많은 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혹 그런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옆에서 가만히 두질 않는다.
그 수당을 다시 투자하고, 주변 친구, 친인척들에게 자기가 이렇게 해서 돈을 벌었다면서 엄청나게 홍보한다.
자기 포인트 올리고 소개수당 받아야 하니까 말이다.
회사의 회원수는 점점 늘어나고, 지급 할 수당은 많아진다.
회사는 어느 정도 목표금액이 채워지거나, 회원들에 대한 약 빨리 떨어지면 탈출 타이밍을 잰다.
그리곤
연락두절
야반도주..
그 당당하던 회사의 회장이나, 이사나 직원들은 전화도 안 받고, 사무실은 잠겨 있고,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결국, 독박과 비난을 받는 사람은 처음에 수당을 받아 친구나 친척에게 열을 올리고 회사 홍보를 한 우리들 옆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친구, 친척들로 부터 사기죄로 고소당하기도 하며, 심하면 이혼을 당할 수도 있다.
물론 돈은 진~작 다 날렸다.
이들을 고소하면 뭐 하나, 그들 역시 같은 피해자들이고, 돈도 없다.
불법 다단계는 보통 위와 같은 루틴이다...
나중에 수사를 지켜보면 대표라고 나와서 말한 사람들은 ‘바지사장’인 경우가 많으며, 그들은 경찰수사가 시작될 때 1번 타깃이 되어 형사처벌을 받는다.
그 옆에 있던 이사들은 모든 책임을 회장에게 떠 넘기고, 자기들 돈과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 급급하다.
심지어 어떤 놈들은 피해를 본 피해자들을 도와준다고 하면서 또 여러 가지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다.
불법다단계는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
그들이 앞에서 하는 말들은 낚시꾼들이 바늘에 끼워 넣은 미끼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그들은 그 일만 전문으로 하는 ‘꾼’들이다.
그리고 합법적이고 오랜 전통을 가진 다단계를 하고자 한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은 명심하자, 그런 노력으로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일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