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캠핑장은 대략 200개 내외의 사이트를 가진 중대형입니다. 어제 샌프란시스코의 시내에 거주하는 아들 집을 나와서 실리콘 밸리를 지나 내려왔습니다. 도시생활 아니 정착된 생활에 적응이 안되는지 아파트내의 창문이 아무리 커도 답답한 느낌이었다. 작은 밴이지만 일년여를 살아서 그런지 캠핑장에 서 있는 밴이 편합니다.
오후에 도착하여 간단히 캠핑장 한바퀴 걸어보고 스크린텐트도 치고, 바깥 공기가 30도 전후로 덥기에 에어컨도 연결하고 그럭저럭 며칠 지낼 준비를 마쳤습니다.
비어있는 옆자리에 차가 하나 들어옵니다. 트래블 트레일러를 끌고 온 차에서 내리는 동양인이 낯익었습니다. 이년여전 여행에서 잠깐 인사를 나누었던 이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는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속담은 불교의 타생지연(他生之緣) 유래되었다지요? 사소한 만남일지라도 모두 전생의 깊은 인연으로 이뤄진다는 말에소 비롯되었다고 하죠. 옷깃만 스치는 인연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라는 뜻이겠죠.
시인 피천득은 인연이라는 시에서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줄 알지 못하고 보통사람들은 인연인줄 알아도 그걸 살리지 못하고 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을 살릴 줄안다...."라고 했습니다.
인연이라는 것이 항상 좋은 건 아니겠지요. 그러니 악연이라는 말도 생겨난거겠지요. 좋은 인연이 될지 악연이 될지는 모르지만 어쨌던 인연있는 만남은 소중히 다뤄야겠죠.
현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우연인듯 가장하고 찾아오는 인연은 아닌지 챙겨볼까 합니다.
가벼운 얘기하나. 예전 학생때, 아 그때는 셀폰이 당연히 없던 시절이다보니 그냥 몇시에, 어디서 만나자고 약속하면 그 자리에서 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던 때입니다. 여자 친구와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자고 약속도 많이하고 타고 오는 버스를 기다릴 때도 많았죠. 번호가 맞는 버스가 다가옵니다. 혼자 중얼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