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언제 시작했냐고 누가 묻는다면, 그 물어보는 이도 내가 어릴 때 돌아다니던 일, 혹은 회사다니며 휴가내고 다니던 여행을 묻는 것은 아닐게다.
하던 일 다 때려치우고 조금있던 것들 마저 다 내 던지고 길을 나섰던 때를 물어 보는 것일게다.
2019 년 여름이 한창일 때 땀을 뻘뻘흘리며 짐을 꾸리던 생각이 난다. 벌써 4년이 넘었다.
뭔가 뜻한바가 있는듯이 살아가던 삶을 단호하게 정리하고 인생 새로운 장을 열었던 그 때가 벌써 4 년전이라니 세월은 엄청 빠르다.
코로나라는 역병이 처음으로 돌던 시절에는 그저 도시 근방의 작은 RV 파크에서 숨죽이며 역병이 사라지길 바랬지만 이놈의 병균은 모양을 달리하며 극성을 부리길 그치질 않았다. 그래서 에라 모르게다는 심정으로 작은 차 하나에 텐트를 싣고 네바다로 유타로 아리조나로 사람많지 않은 시골 여행지들을 돌아다녔다.
우스개 소리로 그 땐 오히려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여행하기엔 더 좋았던 것 같다.
코로나도 잠잠해지던 작년, 2022년에 가지고 있던 RV 버스를 팔았다. 괜시리 시간에 쫓기듯 작은 깡통밴을 사서 뚝딱뚝딱거려 좀 손을 본 후 미국 대륙 일주 길에 나섰다.
일년여가 지난 올해 6월에 미국 삶의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 무사히 돌아왔다. 알라스카,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본토의 48개주를 모두 돌아보고 온 것이다. 하와이야 예전에 한달여 머문적이 있으니 이제 알라스카만 가 보면 미국의 모든 주를 돌아보게 된 것이다. 63개의 미국국립공원중 48개를 가 봤으니 꽤 돌아다니다 왔다.
이제 여행을 그만두고 살라는 주위 지인들의 충고도 있었지만 그간의 경험을 살려보면 어떻냐는 얘기도 있었다. 아직은 에어비앤비나 하면서 옛날 여행 얘기나 주절이며 살 나이도 아닌거 같고...내가 그럼 뭘 잘할까? 내가 뭘 더 하고 싶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