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GM, 홈페이지 트래버스 삭제
- 사실상 단종, 아카디아 대안으로 부상
- '아카디아' 한국 특허청에 이름 출원
한때 한국 시장에서 아카디아는 대우의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경쟁 모델 대비 비싼 가격으로 인해 판매량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직도 아카디아를 고급차로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아카디아라는 이름만 들어도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그 아카디아가 다시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이번에는 세단이 아닌 국내에서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SUV다. 이름만 같을 뿐 시대와 브랜드, 심지어 형태 조차도 전혀 다르다. 그래도 아카디아라는 이름 덕분에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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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술력 한가득, 대우 아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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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쉐보레의 전신인 대우자동차는 1994년 혼다의 대형 세단인 2세대 레전드를 기반으로한 아카디아를 국내에 출시했다. 사실상 혼다 레전드를 그대로 들여온 배지 엔지니어링 모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숙성과 대형 세단 특유의 고급감까지 더해져 당시 기준으로도 아카디아는 수준 높은 상품성을 자랑했다. 당시 고급 대형 세단이지만 운동 성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륜구동을 사용했지만 후륜구동 차량처럼 엔진을 세로로 배치했기 때문이다. 당시 기준으로 동급 대형차중 유일하게 1등급 연비를 획득하기도 했다.
호평이던 평가와 다르게 판매량은 상당히 저조했다.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뒷좌석 편의사양, 가죽 시트 대신 직물 시트를 사용하는 등 고급 사양을 삭제한 저렴한 모델도 3천만 원 중반의 가격이었다. 모든 사양을 더한 고급 모델의 경우 4천만 원 중반의 가격대로 판매됐다. 결국 비싼 가격으로 인해 1999년 단종되며 국내 자동차 역사에서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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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SUV로 탈바꿈, GMC 아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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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26년만에 아카디아가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거와 다르게 이번에는 SUV다. 이번 아카디아는 GM 산하 고급 브랜드인 GMC에서 선보이는 미드 사이즈 SUV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팰리세이드의 전장인 5,050mm보다 66mm가 긴 5,116mm이다. 전폭과 휠베이스도 각각 2,006mm와 3,071mm로 국내에서는 대형 SUV급이다.
외관 디자인은 웅장함이 돋보인다. 커다란 그릴과 세로형 헤드램프, 차체 곳곳 크롬이 더해진 덕분이다. 실내는 15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와 11인치 전자식 계기반이 더해져 미래지향적이다. 2열에는 독립형 캡틴시트, 고급 내장재, 후방 디지털 룸미러, 보스 사운드 시스템 등이 더해져 프리미엄 SUV의 구성을 모두 갖췄다.
아카디아는 328마력의 최고출력과 4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한때 GM이 주력으로 사용하던 3.6리터 V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면서도 효율성을 높인 파워트레인이다. 5,000파운드(약 2,268kg)의 견인 능력도 갖춰 중형 카라반, 보트 등도 무리 없이 견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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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등장한 아카디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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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디아의 국내 출시설은 한동안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한국 GM이 2024년 5월 아카디아의 상표를 한국 특허청에 출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GM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아 관심은 금세 사그라 들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아카디아의 국내 출시에 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쉐보레는 트래버스의 차량 정보를 완전히 삭제했다. 트래버스는 전량 미국에서 수입해오는 수입차다. 또한 미국에서는 이미 트래버스의 신형 모델을 출시한 상황이다. 한국 GM은 트래버스의 정보를 갱신 없이 완전히 삭제했다. 사실상 국내 판매 중단을 공식화한 것이다.
신형 트래버스는 가격과 수입 구조의 한계로 인해 신규 모델 도입이 힘든 것으로 추측된다. 대신 한국 GM은 GMC 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프리미엄 SUV 국내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한 대안으로 아카디아가 급부상중이다.
대중 브랜드인 쉐보레를 통해 차량을 수입하면 가격을 낮추는데 한계가 뚜렷하다. 반면 고급 브랜드인 GMC를 통해 프리미엄 차량을 수입하면 고급 수입 SUV 시장의 틈새를 파고 드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한편, 아카디아의 최대 경쟁 모델인 현대 팰리세이드는 올해 1월 공식 출시했다. 4월 부터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고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국산 SUV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또한 이번 5월에는 폭스바겐 역시 대형 SUV은 아틀라스를 공식 출시하며 국내 대형 SUV 경쟁의 심화를 예고했다. 현재까지도 아카디아의 국내 출시 여부는 미지수다. 그러나 GMC를 통해 프리미엄 SUV 시장의 진입을 고려중인 한국 GM에게 아카디아는 가볍게 볼 수 없는 비장의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