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메인 스트림)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사회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는. 이미 이 사회의 가치관이 내면화될 대로 되어 이게 사회의 문제인지 개인의 문제인지 도통 구별하지 못하는 수준이 된 사람으로서는 더더욱.
한국 사회에서 주류 다운 행동의 예시는 무엇이 있을까. 30대 중반 본인 나이에서 생각할 수 있는 큼직큼직한 것들을 몇 개 적어보자면, 1.학생 때에는 어른들의 말씀을 잘 들으며 공부를 열심히 그리고 잘하는 것, 2.졸업 이후에는 안정적이고 번듯한 직장을 갖는 것, 3.때가 되면 결혼을 하여 부모님이 그동안 뿌리셨던 결혼 축의금을 기쁜 마음으로 회수해드리는 것, 4.몇 억짜리 집을 장만하고 대출금을 성실하게 갚으며 아이들을 잘 키워내는 것 등 아닐까. 위의 예시 중 1, 2번의 퀘스트를 차근차근 깨며 '정규직 교사'라는 주류에 안착한 나이지만, 그 이후는... 흠, 기약이 없다.
어느덧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는 '나'가 매우 초라하게 보이자 불안감이 내면에서 폭발했다. 항상 우울하고 어두웠다. 잿빛만 가득한 긴 터널을 10년 가까이 지나고 나니, 어차피 모두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할 바,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비주류의 삶, 즉 내가 가고 싶은 삶을 걸어갈 시도를 현실로 옮기는 것은 어떨까 하는, 되지도 않은 오기가 생겼다. 뱁새는 황새를 따라잡기 위해 수면 아래에서 죽을 똥 살 똥 발을 굴렸지만, 뱁새는 황새가 제안하지도 않았던(!) 경주에서 드디어 이탈하여 물 바깥의 세상이 궁금해진 것이다.
어쩌면 나는 해외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올해부터 내 갈 길을 두려운 마음으로 한 발씩 내딛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여전히 교직 사회라는 주류에 머물고 있으므로, 비주류를 선택한다는 문장이 어불성설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여기 있음으로 인해 각자의 다양한 삶에 대해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와 시간이 생겼다. 그게 주변 동료 교사든, 책을 쓴 작가이든 음악 속 작곡가이든 영화 속 등장인물이든. 이에 대한 나의 단상을 하나씩 풀어놓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