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도 내 MBTI가 뭔지 궁금한데 검사해 보면 안 돼? 친구들은 다 해봤다는데!
11살 아이가 말했다.
그럼 한번 해볼까?
나름대로 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있기에 아이에게 정식 검사를 해주고 싶었지만
아직 11살이니 우선 재미로 해볼 수 있는 간이검사로 찾아보았다.
검사를 하면서 난 당연히 이거지! 와 이거 재미있다~
문항을 꼼꼼히 읽으며 체크하는 아이를 보니 벌써 심리검사가 가능할 만큼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둥~아이의 검사결과는 ENFP로 나왔다.
아 이 MBTI 유형 많이 익숙한데, 바로 신랑의 유형이다.
그래, 부녀가 얼굴도 똑같이 생겼는데 MBTI까지 똑같구나!
그래서 그렇게 나만 다르다고 느낀 순간이 많았구나!
아이의 MBTI 결과를 알고 나니 우리 가족의 일상 에피소드에서 펼쳐지는 '다름'이 느껴지면서
깊은 수긍이 되었다. 푸훗.
신랑과 아이는 ENFP이고 나는 ESTJ이다. 앞자리 E만 빼고는 확연히 다르다.
나는 늘 보이는 사실을 바탕으로 현상을 보는데, 신랑과 아이는 그 이면을 궁금해하는
호기심이 가득했고 난 그게 왜 궁금한지를 묻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카페에 가서 음료를 고를 때에도 나는 늘 내가 아는 맛을 고르는 반면 신랑과 아이는
새로운 메뉴를 골라 시도해 보는 것을 즐긴다.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불편을 느끼는 나와 달리, 부녀는 새로운 이벤트가 생겨
변화되는 일상에 대해 개방적이며 다양한 경험을 시도한다.
아이의 MBTI유형을 알고 나니 새삼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 가족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다를 뿐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소한 진리만 기억해도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질 수 있다.
그날 저녁, 아이의 카톡 배경이 바뀌었다.
엄마아빠의 MBTI유형을 배경으로 해놓았는데 그림으로 보이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다.
알아서! 잘! 딱! 깔끔하게! 를 외치는 ESTJ 엄마와 그러거나 말거나 소리 질러!를 외치고 ENFP 있는 부녀
딱 우리 가족의 모습인 것 같아 마구 웃음이 나왔다!
개학을 하루 앞두고 아이가 말했다.
"엄마 난 내일 반에서 번호가 꼭 5번이면 좋겠어~ 1번이면 제일 좋지만 1번일 확률은 적으니까~
4번이면 절대 안 돼! 내가 김 씨라서 거의 1~5번 사이가 되는데 이번에는 꼭 5번이면 좋겠어"
" 5번이 좋은 이유가 뭘까?"
"왜냐면 4번은 맨 뒷자리에 앉거든. 5번이 돼야 첫 번째 자리에 앉을 수 있어~
4번은 맨 뒷자리여서 선생님 자리랑도 멀단 말이야"
수업시간에 잘 보이고 질문하기도 좋다며 맨 앞자리에 앉는 것이 좋다는 아이.
선생님 자리와 가까울수록 관심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아이.
이 얘기를 옆에서 듣던 신랑이 말했다.
"나랑 다른데?????"
MBTI가 같다고 모든 것이 같은 건 아니구나! 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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