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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롱이 Jun 28. 2023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지마

#5 남자는 도대체 왜 그럴까?

남자는 자존심이라 한다. 남자마다 개개인 차이는 있다. 난 특히 자존심을 중시하는 사람이었으며, 어릴 때는 더 했다. 유치원 때부터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니라 생각하면 어머니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을 안했다. 그러다 결국 더 혼나고 벌을 서곤 했다. 7살 내 자존심은 키보다 빨리 자라났나보다


비단 자존심에 관한 이야기가 나에 국한 된 건아니다. 오래전 어느날 출근하시는 아버지께서 퇴근하셨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신가고  돈이 필요하다고 어머니께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항상 필요한 금액보다 여유있게 돈을 주신다. 어머니께사는 아버지가 사양해도 굳이 주머니에 돈을 애써 넣어 주시며 말했다.

"남자가 밖에 나가면 자신감이 있어야 하니까요."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돈이 없어 베풀지 못해 행동이 소극적일까봐 걱정하셨다. 자신감은 지갑에 든 지폐의 개수로도 헤아릴 수 있는 것일까.

자존심은 어린 남자의 마음에도 친구를 만나러 가는 아버지에게도 소중한 무엇이다.


내가 살아가며 조직에서 겪어보면, 자존심이 뭔지 서로 각을 세우다 작은 일이 커지며 크게 다투는 것을 많이 보았고, 많이도 겪었다.


자존심이란 것을 의식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나는 것도 있겠지만 내가 모르게 사회적으로 학습 되는 영향도 크다.  

"남자가 자존심도 없나." "남자가 무슨 눈물을 흘려." 이런 말들이 무의식에 남아 언제부터인지 마음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가 자존심에 너무 목숨을 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여자가 답답할 때 말하고 싶은 본능처럼 남자에게 기본 탑재된 옵션으로 보는게 이해하기 쉬울듯하다.


친구끼리 가끔 가도 싸우는데, 매일 붙어 있는 부부가 언제나 좋을 수는 없다. 싸움은 같이 하는 것이긴 하지만 누군가 먼저 실수로 시작될 때가 있다. 부인 입장에서는 자기가 먼저 잘못했으면서 왜 억지를 부리는지 모를 때가 있다.

이럴 때 여자 입장에서는, '저 남편네는 미안하다 한 마디만 하면 될 텐데  오히려 지가 더 난리를 떨어요.'라고 답답할 때가 있을 것이다. 사실 남자도 알고 있지만 이 자존심이란 것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합리화할 때가 많다.

 '아니, 쟤도 실수를 하는데 나만 먼저 사과하는건 부끄럽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 이런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자존심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남에게 내뱉은 말을 지키려 하기도 하고, 자존심을 위해 공부든 운동이든 노력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남자 자존심을 세우려고 추운 겨울날 감기 기운이 있으면서도 더 따뜻하게 입은 여자를 위해 외투를 벗어주는 객기도 부린다. 자존심은 낭만의 원형일 수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는 쓸데 없는 자존심은 버리고, 나를 가치있게 만드는 필요한 자존심을 남기는게 중요한 것 같다. 쓸데 없는 자존심이란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남들의 인정을 바라는 자존심이다. 너의 인정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만큼 토대가 얕은 감정은 불안하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보여주기식 자존심은 결국 가진 것을 그대로 보여줄 수 없다. 자기에게 있는 것을 포장하거나 꾸민다면 결국은 거짓을 동반하고 마는 것이다. 거짓된 감정은 또 다른 거짓을 부르고 결국 그릇된 사실을 지키려는 사고는 아집을 부른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존심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 글만 해도 그렇다. 남들이 어설프다. 논리적이지 않다. 등등 말을 한다고 해도, 내 글을 내가 가치를 높이 두고 사랑한다면 펜은 더 힘을 받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타인의 이야기에 덜 흔들릴 수 있는 내적인 힘이 되는 자존심이야말로 진정한 자존심이라 할 만하다.


오늘 자존심 때문에 일이 있었다면 생각해보면 좋을듯하다.

그건 진정한 자존심 때문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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