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에도 습관이다,를 붙이면 제법 수긍할만한 말이 된다. 부자도 습관이다. 네가 가난한 것도 습관이다. 공부 못하는 것도 습관이다. 인간관계가 나쁜 것도 습관이다. 그냥 막 가져다 부쳤는데 말이 다 되지 않나.
습관이란 것은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니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깨닫는 것은 모든 게 정답이며, 오답이라는 것이다. 즉 같은 질문에 같은 답변이라도 누구에게는 정답이고 누구에게는 지독한 오답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공자는 같은 질문이라도 제자들에게 맞춰 다른 답변을 한 것이리라. 습관이라는 말도 한편으로 다행이고 한편으로 무서운 말이다. 습관이 오랫동안 되풀이되는 과정에서 익혀지는 것이라면 우리가 원하는 무엇이라도 노력으로 가질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런 면에서는 개인의 가능성을 무한히 확장시켜 주는 말이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개인이 겪는 모든 일은 자신의 습관의 결과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너의 불행은 네가 만든 습관이다. 공부 못하는 사람, 가난한 사람은 그냥 네가 습관을 잘못 만들어서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다 네 잘못이야. 과연 그럴까?
내 보기에는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행운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고, 슬프지만 타고난 개인의 역량에 의한 결과도 수없이 많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본인의 최선이란 할 수 있는 것들을 위해 좋은 습관을 만드려고 노력하되,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가끔 하늘 탓으로 대담하게(?) 돌리는 방법이다.
무엇을 말하다 보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말하는 느낌도 들지만.
그만큼 나를 믿고 최선을 다하면 그만,
이라는 생각이 내게는 정답인 것 같다
(물론 위 얘기했듯이 누구에게는 지독한 오답일 수 있다.)
어떤 글을 보니 할 말을 다 했으면 펜을 놓는 게 좋은 글쓰기 자세라 하더라. 그래서 오늘도 짧게 쓰고 마친다.
결론, 게으른 것이 온전히 우리 탓은 아니니 자책 말고, 한번 밖으로 나가서 작은 무엇이라도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