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eration의 힘
요즘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주로 마케팅 팀을 처음 셋업하고 계시거나 브랜드 마케팅이나 콘텐츠 마케팅 위주로 성장해오신 브랜드의 대표님들이 던지시는 질문입니다. 새벽네시는 에이전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답이 늘 “네 물론이죠”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단 저희랑 일하셔야 한다”고 대답하는 빈도가 훨씬 적은 것 같습니다. 왜일까요?
0 to 1을 하는 단계에서는 그 어떤 멋진 마케팅 방법론, 데이터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보다 iteration의 힘이 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표라면 잘하는 에이전시에 rfp를 발송할 리소스를 아껴, 가능한 잦은 빈도로 가능한 많은 액션을 시도할 것 같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건 아무리 잘 하는 에이전시를 찾아가셔도 똑같습니다. 오히려 대표님의 브랜드에 대해 가장 잘 모르는 것이 에이전시입니다. 구글이니 페북이니 하는 매체나 각 매체별 상품의 강점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이지만, 그 매체와 상품이 우리 브랜드와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어떤 브랜드는 인스타그램에서 제일 성과가 좋은 반면, 어떤 브랜드는 인스타랑은 상극이지만 구글 검색과는 아주 좋은 시너지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해보지 않으면 모를 일입니다.
맞습니다.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옵션을 제공드리는 것이 새벽네시를 비롯해 growth hacking, growth marketing을 잘한다고 하는 에이전시들이 어느 정도의 map을 제시드릴 수 있는 영역입니다. 지금 0 to 1을 하셔야하니 일단 소재를 많이 만들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일단은 A매체에 집중해보시는게 좋겠습니다, 하는 조언들이 첫 몇번의 액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드릴 수 있습니다.
혹은 또 제일 쉬운 방법 중 하나로, 경쟁사가 뭘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 최소한 네이버 브랜드검색은 틀어놓는구나, 아, 최소한 인스타그램은 활발히 운영을 하는구나. 그러나 이또한 그들이 찾아낸 방법 중 하나일 뿐이지 그것이 우리 브랜드와 만났을 때 최선일지는 또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설사 실제로 그렇게 따라해서 꽤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최선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에이전시를 통해 첫 시작을 위한 map을 얻으시든, 혹은 경쟁사를 관찰하여 그 map을 얻으시든, 시작을 하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최선인가, 특히 경쟁사에 비해서 훨씬 더 큰 임팩트를, 매출을 얻고자 하신다면 더더욱이나 ‘아무도 안 해본 일’을 찾아내야합니다. 아무도 안써본 소재, 아무도 안써본 매체, 아무도 안써본 방법론, 아무도 안써봤을수록 리스크도 크지만 리턴도 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시금 강조드릴 것은, 0 to 1 에서는 ‘뭘 해야하는지 아는 것’보다 ‘실제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처음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가지고 계신 기준들에 근거해 우선순위를 잘 정하시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필요에 따라, 또 팀 구성에 따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까지는 전문가를 찾으십시오.
만약 아래 질문들에 대한 답을 가지고 계시지 않은 상황이라면 당분간은 외부의 전문가를 활용하셔도 좋겠습니다.
아예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리스트가 없다 (↔ 리스트는 있는데 뭘 먼저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마케터 포지션의 채용이 불가능하거나, 팀 구성 상 마케팅에 쏟을 리소스가 전혀 없다 (↔ 마케팅 경력자를 뽑기 어렵다)
반면 일단 뭘 하고 싶다, 뭘 해야될 것 같다에 대한 몇가지 리스트만 가지고 계시다면 최대한 빨리, 여러번 반복해서 해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Paid 마케팅은 안해봤는데.. 해봐야되나?
이게 고민이 되신다면 분명 고민의 이유가 있으실 것입니다. 콘텐츠 마케팅만으로는 원하는 성과가 안나오고 있다든지, 새로운 유저 유입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든지. (별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 그냥 다들 하는 것 같아서, 가 이유이시라면 질문 자체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럼 일단 소액으로라도 해보십시오. 심지어 데이터 트래킹을 위한 그 어떤 툴(ex GA4)을 도입하지 않은 상태이더라도 organic 유입이라도, organic 매출이라도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그 어떤 변화도 없다면 ‘이래도 없어?’라는 질문이 나올 때까지 이리저리 바꿔가며 시도해보셔야 합니다.
인스타 마케팅을 조금 돌려보기는 했는데.. 더 해야되나? 소재를 더 많이 만들어봐야되나?
네, 일단 최대한의 리소스를 쏟아 최대한 많이 만들어보시고, 최대한 많이 실패해보십시오. 그래야 최소한 정답에 근접할 수 있는 힌트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검색 광고를 소액으로 하고는 있는데.. 키워드를 더 넣어봐야되나?
일단은 넣어보십시오. 분명 그 중 터지는 키워드 하나라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 또한 ‘이래도 안돼?’하는 시점에 다다르셨다면 전문가를 찾아가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그럼 새벽네시는 왜 에이전시를 하고 있죠? 하는 의문이 드실 것 같습니다. 혹은 그럼 우리는 새벽네시랑은 일할 일 없겠네? 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습니다.
1. 마케팅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상품/서비스마다의 정답을 찾아야합니다. 그래야 그저그런 시장 평균 roas에 근접한 결과가 아니라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우리 브랜드와 우리 상품만 매력적이라면, 마케팅이라는 것은 결국 “잘 파는 행위”의 집합이기 때문에, 방법은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고, 찾아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쓴다는 A 방법을 썼는데도 안됐다면 A’를, A’도 안됐다면 B를, B도 안됐다면 B’’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의 리소스 - 돈이든 시간이든 - 을 아껴야 하므로 그래서 ‘최대한 빠르고 많이’ 시도해보셔야 한다고 강조드리는 것입니다. 특히 a) 빠르기와 b) 많이 중에서 저희는 b)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소중한 것은 시간 자원이기에, 당분간은 ‘많이’ 시도하는데 큰 리소스가 들어가는 듯 보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큰 리소스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2. ‘최대한 빠르게 많이’의 방법론을 사용합니다.
0 to 1에는 특히나 왕도가 되는 방법론이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사실은 ‘최대한 빠르게 많이’가 왕도입니다. 남들보다 더 많은 가짓수를 테스트하다보면 분명 그 중 하나는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럼 그 다음 액션은 자연히 그 액션을 더 잘하는 것, 더 자주 하는 것, 변형해보는 것입니다. 결국 ‘잘하는 에이전시’는 그냥 하루하루 예산만 태우며 CPM, CPC에 대한 리포팅만 해주는 에이전시가 아니라, 마음이 다급하여 우리 이것도 해볼까요 저것도 해볼까요를 제안하는 에이전시라 생각합니다.
3. 2번까지의 stage를 지나 1 to 10의 구간에 접어들면 또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2번까지의 이야기로, 만약 광고주가 직접 2번까지를 할 수 있다면 새벽네시는 어떻게 성장하실 건가요?가 궁금해지셨다면 3번이 답입니다)
이때부터는 반드시 내부에 전문가를 두시든, 외부의 전문가를 활용하시든 <기틀>을 닦는 작업을 하셔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와 fit한 방법을 1가지든 n가지든 찾아내셨다면 이제부터는 scale-up을 할 차례입니다. scale-up이야말로 어떤 에이전시이든 ‘잘 해야만하는’ 워크스콥일텐데, 어떤 인하우스보다 많은 레퍼런스를 들고 있는 만큼 이렇게 했을 때 00% 만큼의 개선이 있을 가능성이 00% 만큼 높다, 하는 판단을 할 수 있는 곳과 협업하십시오.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인만큼, 각자가 소화하신 “그래서 저희도 에이전시를 쓰는게 좋을까요?”에 대한 답은 전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그냥 우리가 해보는게 좋겠다”고 결론 지으신 분도, “그럼 우리 단계에선 더더욱이나 잘하는 에이전시랑 협업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혹은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라 좀더 구체적인 케이스를 공유받고 싶다 하시는 경우도 있을 듯 한데, 어느 쪽이든 판단하신 내용에 대해 커피 한잔 마시며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하시는 분은 언제든 메일이 열려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연락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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