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도 발렌타인데이도 마찬가지야!
사실 어렸을 때 말고, 30대가 되면서부터는 발렌타인데이라고 뭐 설레거나 뭘 해야한다거나 하는 생각을 못하고 살았어서 (유부녀가 된 상태라 그런지..) 가끔 잊고 지나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킨더인 둘째 담임선생님한테 이런 메일이 왔습니다.
학생 전체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와, 선물이 필요하다면 전체 학생의 리스트를 보내니 이름을 적을 수 있도록 하라고. 그리고 며칠 뒤에 같은 반 친구엄마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발렌타인데이 준비를 하는 모습이 올라왔죠.
물론 크리스마스만큼이나 발렌타인데이가 엄청 큰 기념일이라는 건 대충 어디서 주워들었던 거 같아요. 사실 한국에서 나고 40년 간 자란 저에게 발렌타인데이란? 그냥 어린 꼬맹이 커플들이나 챙기는 그런 소비 촉진을 위한 날, 이라고 생각했었죠.
그러다가 하교길에 둘째 친구엄마를 만나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 너 인스타 봤어. 벌써 준비 다 한거야? 발렌타인데이가 엄청 중요한 날인가봐."
라고 했더니,
"응, 내 딸은 이걸 작년 발렌타인이 끝나자마자부터 기대했어. 데이케어때도 계속 했었거든."
라고 하더라구요. 꼬맹이들에게는 이런 걸 준비하는 게 하나의 즐거움인가봐요.
"한국에선 커플들끼리 챙기는 거였거든, 신기하다!"
라고 했더니,
"아, 알아! 대학때 룸메이트가 한국사람이어서 한국 기념일에 대해서 다 알고있어!"
라고 하면서 빼빼로데이, 화이트데이 등을 알고있다고 얘기해주더라구요.
그런데 여기는 친구/가족/동료에게 서로 가벼운 캔디나 초콜렛 등을 선물하는 거라고,
절대 relationship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 ㅋㅋㅋㅋ
*relationship
하지만 미루다가 결국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 아침부터 달러라마로 달려갔습니다.
왜냐하면 포장봉투, 그러니까 구디백을 만들려고 했는데 지난 번 큰애 생일날 일반 월마트나 슈퍼스토어같은 곳에서는 구디백을 만들만 한 봉투가 없어서 달러라마에서 샀었거든요. 세상에, 너무 예쁜게 많은 걸요?
세상에, 들어오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너무 예쁜게 많잖아요? 온통 빨강색에 둘러쌓여서 눈이 너무 행복해졌습니다. 너무 귀엽고, 너무 예쁘네요. 물론 퀄리티는 좀 조악하더라도요.
너무 귀여운 것들이 많아서 이것저것 구경도해 봅니다. 하나 사오고 싶었지만 가난한 유학생 엄마는 꼭 필요한 것만 사기로 합니다.
첫째는 메일이 안와서 안할까 하다가, 저 귀여운 하트 지우개들을 보고 오! 사야겠다. 하고 첫째는 저 귀여운 지우개와 간단한 스낵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첫째한테도 친구들 이름을 다 적어오라고 했어요.
원래 간단하게 젤리만 넣어주려고 했는데, (보통 막대사탕 하나만 넣는다고 하더라구요, 친구말로!) 그래도 귀여운 수첩이 있길래 같이 넣어봤습니다. 둘째가 학교 끝나고와서 친구들이름과 본인이름을 직접 적어서 포장했어요.
아, 봉투랑 수첩이 남/여가 나뉘어져야 할 거 같아서 친구들 명단을 보여주고 성별을 구별해달라고 했더니 다 말해주더라구요.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선생님께 더블체크를 했더니 맞다고하셔서 새삼 영어 1도 모르는 아들이 열심히 잘 적응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심지어 한 친구 이름을 대면서 그 친구는 공주모양을 좋아한다고, 그 친구거에는 공주수첩을 넣었어요. (그 친구가 제일 이쁘대요... ㅋㅋㅋ사랑에 빠진건가..)
코스트코에서 롯데에서 만든 제로젤리가 들어와서 그걸 사왔었는데, 그걸 넣어주기로 했어요. 한국어도 알릴겸? ㅋㅋ 지난 번 첫째 생일 구디백할 때 한국과자로만 할 걸 뒤늦게 아쉬웠어서 앞으로 구디백 간식은 최대한 한국제품으로만 하려고 해요. (한인마트 비싸...지만..)
이렇게 또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 가봅니다.
아이들이 모두 즐거운 발렌타인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