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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학생 in Korea Feb 13. 2024

유학생의 우울증 일기

내가 우울증에 걸릴 줄 상상도 못했지

모국을 떠나고 한국에 온 지 거의 1달 정도 되어 간다. 그 동안 많이 힘들었다. '우울증'이라는 것에 걸려 버렸다. 내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것을 한동안 인정하기 싫었지만 이제는 인정해서 극복하려고 한다. 


한국 살이 2달째

한국에 온 지 60일째 딱 2달째 . 여기 와서 거의 모든 시간을 혼자 보낸다. 물론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같이 있었지만 그 대화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나 또한 상대방이 서로를 불편해 하며 얘기가 끝나곤 했다. 맨날 혼자 있다 보니 이제는 이런 생활에 점점 익숙해 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한다.

수업을 이해하지 못해서 수업 시간에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물론 다름 사람들이 그걸 모르지. 내가 외국어로 수업을 듣기 때문에 힘들 건 당연하지만 그런데도 가끔  나 자신을 자책하기도 한다. 중간고사 준비때문에 밤을 좀 많이 세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아무튼 전공 수업 2개의 시험을 끝났다. 결과는 어떨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끝났으니까 후련하다.


향수병 

2023년 5월 11일 모국을 떠나고 한국에 온지 77일째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힘들다. 향수병에 제데로 걸린 것 같다. 엄마 아빠가 보고 싶고 친구들도 많이 보고 싶다. 우리 집이 그립다. 엄마가 해 준 음식을 먹고 싶고 친구들과 만나서 쓸데없는 이여기를 하고 수다를 떨고 싶다.

여기 와서 제일 서러웠던 때가 내가 아팠을 때이다. 눈에 다래끼가 나고 목이 아프고 열이 나고 생리통도 심하고 … 아플 때 약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 참 서럽다 . 집에 있었으면 엄마가 약이라도 챙겨줬을 텐데… 타지에 혼자 있는 내가 아파도 나가서 역 사야 했다. 그리고 제일 이해가 안 되는 게 여기서 역국이 일찍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어제 열이 나는 것 같아서 약국 갔는데 문이 닫혀 있더라….

개강한지 2달 됐는데 난 아직도 친구가 없다. 친구 사귀기 참 어렵다. 요즘  친구들을 많이 보고 싶다. 수다 떨고 서로 장난쳤던 때가 그립다.

공부? 그건 그냥 못한다. 외국어로 수업 듣는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더라

모든 것을 나 혼자서 감당하는 게 참 어렵다. 그리고 그러기엔 내가 너무 약하다. 이렇게 약해서 어떻게 앞으로 4년동안 여기서 혼자 살지?

지금은 밤 1시 59분. 자려고 했는데 갑자기 울어버렸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침대에서 이런 글이나 쓰고 있다. 군지야, 내년에는 네가 이 힘듬을 잘 극복하고 잘 살고 있겠지?


더는 숨길 수 없는 마음

2023년 5월 16일

한국에 온 지 82일째

지금 시간이 새벽 1시 반

난 오늘도 잠을 못 자고 울고 있다

요즘 거의 매일 우는 것 같다

너무 힘들다. 힘든 티를 안 내려고 많이 애썼는데 이제 더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그 동안 밝은 척 행복한 척 괜찮은 척 잘 지내는 척 많이 했다. 나 자신을 응원하고 용기 내야 한다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용기 내고 노력해 왔다. 근데 그래도 나는 아직도 힘들다. 그리고 더 이상은 잘 지내는 척 할 수 없을 것 같다.

한 번도 안 가 본 나라에 혼자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다

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기엔 내가 너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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