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포니
과거의 물건을 새로운 세대가 아예 모르고 있을 때 우리는 세대차이를 느낀다. 반대로 새로 나온 문화를 기성세대가 모르고 있으면 젊은 세대들은 세대차이를 느끼곤 한다.
하지만 역사는 다르다. 역사는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알아야 하는 교양이며, 우리 민족에게는 소중한 자산이다. 또한 과거의 설화는 시간과 함께 흘러 새로운 문화로 우리 곁에 찾아온다. 이를 통해 옛것은 과거의 가치를 전함과 동시에 새로운 것들을 창조하고 문화를 혁신한다. 오늘은 시간을 넘어 우리에게 다시 찾아와 준 포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자동차는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이후 제조업이 발전할수록 자동차의 가격은 저렴해졌고, 서민들도 자동차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한 시대를 풍미하며 서민들의 자가용이 되어준 차가 바로 포니이다.
포니는 1975년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첫 독자 모델이다. 브랜드로서 현대자동차의 시작을 알린 첫 모델이 포니이니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포니는 시장 점유율 또한 엄청났는데, 1976년 판매 첫해에 1만 대 이상이 판매되어 당시 시장점유율의 40프로를 넘는 역사에 다시없을 기록을 남겼다.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 했던가? 현대자동차의 라인업에서 물러난 포니는 당시를 살아가던 이들에게는 추억으로 남았고 이후 포니를 알지 못하는 세대가 태어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자동차는 잊혀 가고 있다. 아니 잊혀 가고 있었다.
잊힐 뻔한 이 차는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7년 송강호 주연의 택시 운전사에서 매력적인 초록색 포니가 택시로 등장한다. 관객수 1218만 명을 기록한 택시 운전사에서 포니는 스토리 안에서 매우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었고 그 쨍한 초록색 자동차는 포니를 모르는 젊고 어린 세대에게 한국과 한국 자동차의 과거를 강렬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바로 얼마 전 포니쿠페의 콘셉트카가 복원되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포니 쿠페는 전설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차로 과거의 자동차지만 여전히 미래적인 느낌이 남아있는 훌륭한 디자인이었다. 또 이 포니 쿠페의 뒤를 잊는 N 비전 74는 슈퍼카의 감성마저 느껴지는 멋진 디자인으로 공개되어 많은 이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우리의 과거는 이렇게 기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숫자와 기록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통해 열정과 희생으로 이룩한 것들을 기념하고, 그것들이 오늘의 기술과 함께 한 발짝 더 발전하여, 과거의 유물이 아닌 헤리티지로 보존하고 가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니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