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조금 아프거나, 주식 투자를 시작해보고 싶을 때 우리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
두꺼운 의학 서적이나 경제학 서적을 찾아볼까? 아니면 우선 나의 그림자인 휴대폰을 찾아 유튜브를 켜고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할까?
아주 높은 확률로 후자일 것이다.
언제부터일까. 전공서적이 아닌 유튜브를 더 신뢰하게 된 것이.
과거의 전문가들은 오랜 공부 끝에 깊이 있는 지식을 가졌다. 그로 인해 권위를 인정받았다. 그들은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연구 결과를 우리에게 주었다. 하지만 우리는 공감할 것이다. 그들의 언어는 너무 어렵고, 그들의 세계는 우리와 벽이 있는 그들만의 공간이라는 것을.
바로 이런 사고가 '신흥 전문가'들이 정확히 파고들었다.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은 우리와 비슷한 아니,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 어려운 전문 용어 대신 '떡상', '꿀팁''국룰' 같은 단어를 섞어 쓰며 친구같이 다가온다. 복잡한 내용을 단계별로 요약해 주고, 1시간짜리 논문을 10분짜리 영상으로 재미있게 압축해 준다. 우리는 그들의 콘텐츠를 보며 공부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저 재미있게 정보를 얻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점이 있다. 그들이 파는 것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가장 깊은 불안을 건드린다. 이거 모르면 뒤처진다, 요즘 사람들은 다 이렇게 한다. 는 식으로 두려운 감정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그 순간, 우리는 지식을 얻기 위해 그들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나만 모른다는 소외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구독버튼을 누르며 살아간다.
그들의 정보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는지, 합리적인 근거를 가졌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지금 가장 핫한,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채널을 구독하고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는 행위는 마치 인기 있는 클럽에 가입하여 소속감을 느끼는 것과 같다. 우리는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내 선택이 옳았다고 위안을 얻는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흐려진 시대. 우리는 검증된 내용보다는 매력적인 트렌드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 결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조그씩 외주 주면서, 기꺼이 가짜 전문가의 열렬한 신도가 되기를 자처한다.
물론 모든 유뷰버들의 내용들이 가짜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분명 새로운 시대의 훌륭한 지식을 전달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신뢰의 근거가 내용의 본질이 아닌 트렌드, 소속감, 느낌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가 오늘도 보게 될 영상이 정말 우리들에게 필요한 지식이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기 싫은 불안한 마음에 대한 임시방편이었는가. 우리는 신도인가, 아니면 내 삶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려는 탐구자인가. 그 답은 본인에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