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의 황선홍 임시감독 결정은 누구의 행복인가
2009년 유난히 추웠던 겨울, 군시절 기억이 난다. 아침에 이슬이 날카로운 얼음이 되어 살결에 닿던 날씨에 당직사령의 아침 알통구보는 그것을 지시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행복하지 않았다.
황선홍 임시 대표팀 감독 선임 결정은 누가 행복한 결정인가.
삼일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그럴싸한 후보군들이 물망에 올라왔다는 소식과 야인으로 불리던 몇몇 꽤나 괜찮은 감독들의 이름이 들리자. 내심 가슴이 설레었었다.
아침 알람을 들으며 맞이한 캐나다 아침의 행복한 시간은 ‘황선홍 임시감독체제’ 9글자에 모든 평화가 깨진다. 사실 이러한 결정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치 클리스만 감독 선임때 처럼 이 결정이 최선이었을까, 그랬어야만 했을까. 어떤 기준일까. 정해성 위원장 과연 이분이 말씀하시는 책임은 위원장 사퇴일것인가. 어떤 책임을 지시겠다는 건가. 수 많은 질문들이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인 황선홍 감독님에게 한편으로는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13년도 스틸타카를 통해 포항스틸러스를 우승시켰을때, 나또한 그 감동과 충격을 잊지 못한다. K리그에서도 이런 수준 높은 축구를 할 수 있구나. 감동스러웠다. 하지만 현재 황선홍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U23 대표팀 감독의 직책을 가지고 있다. 과연 두 보직을 겸직 하는 것이 모두가 행복할 지혜로운 결정이었을까
정답은 간단하다.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 그렇다면 3월 월드컵 예선과 4월 올림픽 예선은 행복할 예정인가. 예정된 행복인가?
우리는 아시안컵을 보며 무엇을 느꼈는가. 내가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우리나라가 당연히 승리하던 이야기는 아주 머나먼 나라 유니콘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다.
월드컵 예선전 태국전, 올림픽 대표팀의 지역예선 모두 쉬운 경기가 아니다. 우리가 경기에서 패배하거나 예선에서 떨어지게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아시아 축구의 수준이 발전하였다.
태국을 전문적으로 상대했었던 무직 감독을 두고 큰 짐을 지고 있는 사람에게 더 큰 짐을 지게 하는 결정에 너무나도 속상했다.
최소한의 아시안컵 리뷰가 있었더라면, 정확한 경기 분석이 아니도라도 아시안컵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후기, 사소한 감상평이러도 공유하고 들었더라면 이런 결정을 내릴 순 없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축구협회는 항상 하던대로 했다. 매번 오던 단골 손님이 10여년째 같은 메뉴를 주문하듯. 그들에게는 안타까운 이야기겠지만, 시대는 변했다. 축구도 변했다. 축구 협회장과 축구협회을 제외한 모든것이 변했다. 그때는, 그시대에는 그랬었다는 말은 이제는 정답이 되지 않는다. 변화하거나 받아들여야 한다.
정말로 말도 안되는 감동적인 대형 정식감독 선임이 있지 않는다면 “이제 그만 하시죠” 라고 이야기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