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직장인 유쾌한씨의 유쾌한 은퇴생활~
50대 초반의 유쾌한씨는 현재 대학교 시설관리 사무소에서 담당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부서내에는 소장이하 기계담당, 전기담당, 통신담당으로 나누어 업무를 보고 있다.
유쾌한씨는 이 중 기계담당으로 에어컨,난방,온수,화장실 수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여름이나 겨울이 되면 에어컨 문제나 난방문제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지내는 편이다.
학교의 규모가 작다보니 각 파트별로 담당자가 1명 뿐이라 본인이 아니면 일을 할 사람이 없어 직접 현장을 발로 누비고 다니는 상황이다.
이 직장에서 근무를 한지는 벌써 10여년이 되었지만 공무직이라는 직종의 한계로 인해 승진이라는 제도가 없어 만년 담당직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일반직으로 입사한 사람들은 벌써 과장이나 팀장으로 진급하여 급여에서의 차이가 큰 편이다.
유쾌한씨는 이 점이 아주 큰 불만이었다.
일반직은 진급하면서 급여가 올라가지만, 공무직은 진급이 없으니 급여도 제자리일 뿐이다.
그렇다고 감정적으로 일을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나이가 나이다보니 특출한 기술이 없다면 재취업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말에 모처럼 고등학교 동창모임이 있어 참석을 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동창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소주를 한 잔씩 마셨다.
몇 순배 술이 돈 다음, 유쾌한씨는 옆자리에 앉은 동창과 얘기를 나누었다.
"정우야, 넌 요즘 어떻게 지내냐? 하는 사업은 잘 돼?"
그 동창이 대답했다.
"열심히 일하면서 잘 지내지. 그리고 사업도 이젠 어느 정도 괘도에 올라 안정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지."
유쾌한씨가 다시 물었다.
"네가 철물점을 한다고 했었지? 비대면 시대라 장사가 쉽지 않을텐데."
동창이 그 물음에 대답했다.
"철물점과 열쇠집을 함께 해. 근데 이 두 가지는 그냥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구색을 갖추려고 하는거고, 주업은 가정집이나 사무실을 대상으로 하는 출장수리업이야. 가정집에 수리할 일이 많잖아. 출입문의 도어락부터 방충망까지 그리고 주방의 씽크대 수리나 화장실 변기막힘 등등. 일거리는 차고 넘치지. 너무 바빠서 그 날 신청하면 당일 처리는 안되고 빠르면 다음날이나 그 다음날이 되어야 가능할 정도야."
유쾌한씨가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다시 물었다.
"야, 그럼 꽤 돈벌이가 되겠는데? 잘 될때는 한 달에 얼마까지 벌어?"
동창이 다시 대답했다.
"일이 아주 많은 달은 천만원도 넘을 때가 있지. 반면 휴가시즌이나 명절연휴 등이 있는 달은 그거보다는 조금 못하기도 하고 그래."
유쾌한씨는 동창의 얘기를 듣고는 구미가 당겼다.
본인이 지금 직장에서 하는 업무가 가정집 수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동창모임을 마치고 귀가를 한 후 씻고 잠자리에 누웠으나 유쾌한씨는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현재 다니고 있는 이 직장에서 진급없이 정년때까지 담당자로 일을 할 것이냐? 아니면 잘 준비해서 가정집 출장수리업을 하는 개인사업자로 살아갈 것인가? 라는 선택의 문제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개인사업이 예상과 다르게 실패를 할 경우의 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릴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유쾌한씨는 본인의 가족들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기 때문이다.
밤새 잠을 뒤척이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유쾌한씨는 출장수리업을 하는 개인사업자로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기위해서는 차근차근 준비할 것들이 많이 있었다.
현재 본인에게 부족한 기술들을 우선적으로 배워야하고, 기존 경쟁자가 없는 입지를 선택해야 하며,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홍보를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의 확보와 예상손익분석을 해야 했다.
그 밖에도 많은 세세한 것들을 확인해야 했지만 조급하지 않게 하나하나 차근히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그래서 모든 준비가 끝나는 시점이 되면 회사에 사표를 내고 퇴직한 후 본격적으로 개인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직장인이라는 마인드를 버리고 개인사업자라는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리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