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시리즈7) 부부가 합심하여 새로운 길을 찾다
50대 자영업자 유쾌한씨의 유쾌한 은퇴생활~
50대 초반의 유쾌한씨는 현재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앞에 위치해 있어 그럭저럭 장사는 되는 편인데 투자한 돈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나마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아낄려고 아르바이트를 최소한으로 고용하며 부부가 번갈아 가며 가게를 보고 있자니 이만저만 힘든게 아니다.
실제 두 사람의 인건비를 제외하면 순이익은 별로 남는게 없는 상황이다.
몸은 고되고 돈은 안되니 이 일을 계속 해야되는지 말아야되는지 고민중이다.
모처럼 계모임이 있어 가게를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맡기고 부부가 함께 길을 나섰다.
부부가 함께 하는 계모임인데 꽤 오랜동안 유지해오던 모임이다보니 그 모임에 가면 그냥 편하고 좋다.
그래서 모임때마다 빠지지않고 참석하는 편이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식당이 벌써부터 시끌벅적하다.
회장과 총무의 인사말과 경과 발표가 끝나고 자연스레 식사 및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모처럼 일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잊고 기분좋게 계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진다.
몇 순배 술잔이 돈 뒤 유쾌한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앞자리의 계원에게 자신의 술잔을 건네면서 말을 걸었다.
"김사장님, 제 술 한잔 받으시죠. 요즘 근황은 어떠십니까?"
술 잔을 받으며 김사장이 대답한다.
"사람 사는게 다 그렇죠뭐. 특별한게 있나요. 물 흘러가듯이 순리대로 삽니다."
유쾌한씨가 다시 물었다.
"지금 하시는 사업은 좀 어떠세요? 일감이 여전히 있나요?"
김사장이 그 질문에 대답했다.
"사람들이 집을 옮기는 일은 평생에 걸쳐서 다들 몇 번씩 하잖아요. 이 일은 일감이 늘 넘쳐납니다."
김사장은 부부가 함께 이사하는 집을 방문하여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엔 다른 일을 하다가 일이 잘 안되어 이 사업으로 잡체인지를 했는데 다행히 실력이 있다고 소문이 나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유쾌한씨가 김사장에게 다시 물었다.
"김사장님, 요즘 저도 하는 일이 시원찮아 그만둘까 고민하고 있거든요. 그만두고 김사장님이 하시는 사업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는데 해도 괜찮을까요?"
그 질문에 김사장이 대답했다.
"자기 일이야 자기가 알아서 결정하는거죠. 하지만 이 일이 만만해 보여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예요. 처음엔 조금 고생할 각오를 가지고 하셔야 될거예요."
유쾌한씨가 그 말에 손사래를 치며 대답한다.
"아뇨,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습니까? 김사장님이 잘 하고 계시길래 저도 한번 따라서 시작해볼까 생각해본거죠."
그 말에 김사장이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덧붙인다.
"지금 하는 일이 오죽 힘들었으면 그런 생각을 했겠어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예전에 나도 그랬으니까. 쉽지는 않겠지만 잘 적응하고 소문만 잘 나면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보다 괜찮아요."
유쾌한씨도 웃으며 그 말에 대답한다.
"김사장님이 그렇게 이해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가끔 조언이 필요할 때 업계 선배라 생각하고 도움을 요청드려도 될까요?"
김사장이 대답했다.
"당연하지요. 제가 알고 있는 건 얼마든지 알려드릴테니 필요할 때 연락주세요."
유쾌한씨는 너스레를 떨며 대답했다.
"아이구 고맙습니다, 선배님."
기분좋게 술 잔을 주고 받으며 그날의 계모임을 마쳤다.
그 날 계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유쾌한씨는 부인과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었고 부인도 유쾌한씨와 생각이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다음날 유쾌한씨는 운영하던 편의점을 정리하려고 부동산에 의뢰를 하였고, 이와 동시에 도배/장판을 배우기 위해 부부가 함께 전문학원에 수강등록을 하였다.
첫날 학원에 갔을 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배우러 오는 것을 보고는 조금 놀랐다.
유쾌한씨 나이 또래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20대 청년들도 있었다.
학원에서 이론과 실무를 배우면서 조금씩 도배/장판 업무에 적응을 해나갔다.
처음엔 실수도 하고 어설프기도 하겠지만 이 또한 일을 배워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진짜 프로페셔널이 되는 때가 오리라.
학원에서의 모든 과정을 마치면 실제 현장에 나가서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떨지않고 학원에서 체계적으로 배운대로만 한다면 문제없으리라 자신한다.
더구나 혼자가 아니라 부인도 함께 있으니 더욱 든든하다.
유쾌한씨는 오늘도 새출발을 하는 그 날을 위해 묵묵히 땀방울을 흘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