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자영업자 유쾌한씨의 유쾌한 은퇴생활~
50대 중반의 유쾌한씨는 세탁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옷의 기본적인 세탁은 물론이고 양복의 드라이크닝과 간단한 옷수선도 함께 겸하고 있다.
아파트와 주택단지가 있는 동네부근에서 세탁소를 10년정도 운영하다보니 나름 단골도 있고 해서 그럭저럭 운영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장성한 아들과 딸이 곧 독립을 앞두고 있고 결혼도 시켜야 하니 목돈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또한 자녀출가이후 유쾌한씨 부부의 노후에 대한 대비도 생각해야 하니 더더욱 그렇다.
유쾌한씨 부부는 1주일에 6일을 근무하고 매주 일요일은 쉰다.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인근 산으로 등산을 간다.
도시락과 간식, 그리고 음료를 챙겨서 하루를 즐기러 기분좋게 떠난다.
이 날도 어김없이 준비물을 챙겨서 길을 나섰다.
전날까지 비가 와서 그런지 당일은 날이 맑았지만 바닥이 온통 진흙탕이었다.
다행히 등산화를 신고와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등산화에 흙탕물이 묻어 신발의 상태가 엉망이었다.
정상까지 등반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점심식사를 한뒤 기분좋게 하산을 하였다.
집에 도착해서 보니 등산화는 물론이고 등산바지까지 흙탕물로 엉망이 되었다.
이대로 세탁을 할 수는 없으니 욕실에서 물로 흙탕물을 우선 씻어냈다.
등산바지는 어느 정도 흙탕물이 씻겨나갔으나 등산화는 가죽으로 스며든 흙탕물이 쉽게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등산화 세탁하는 법을 알아보던 중 순간적으로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등산화뿐만 아니라 집에서 세탁하기 힘든 신발을 전문적으로 세탁하는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나름 공부도 하고 기술도 필요하겠지만 이미 세탁을 하고 있으니 그 맥락은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고 판단했다.
이미 신발전문 세탁업을 하는 가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충분히 수요는 있다는게 그 증거였다.
다음날부터 블로그와 유튜브로 신발세탁하는 내용을 찾아보았다.
유쾌한씨가 아는 내용도 있었고 생소한 내용도 있었다.
글과 영상으로만 보고는 뭔가 2%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인근 동네에 아는 세탁소 사장을 통해 신발세탁업을 하는 지인을 소개받았다.
어느 날 잠시 시간을 내어 그 분이 운영하는 가게를 방문했다.
인사를 하고는 바쁜 사람들이니 바로 용건부터 얘기했다.
유쾌한씨가 먼저 그 사장에게 물었다.
"사장님, 제가 이번에 기존 의류세탁외에 신발 세탁을 추가로 하려고 하는데 신발세탁과 관련한 몇 가지 노하우를 좀 가르쳐 주십사하고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힘들게 경험하며 배운 노하우이시겠지만 새로 시작하는 후배에게 가르쳐준다는 생각으로 몇 가지만 노하우를 알려주십시요.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해보겠습니다."
신발세탁업 사장이 답변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앞으로 경쟁상대가 될지도 모르는데 이런 노하우를 가르쳐줘도 될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부탁하신 사장님의 체면도 있고하니 제가 몇 가지만 알려드릴게요."
유쾌한씨가 허리를 굽히며 대답했다.
"고맙습니다 사장님. 저도 사장님께 도움이 될일이 있으면 반드시 이 은혜는 갚도록 하겠습니다."
그 사장은 선뜻 유쾌한씨에게 몇 가지 노하우를 전수했고 유쾌한씨는 진지하게 얘기를 들어가며 메모를 했다.
가게로 돌아와 집에 있던 신발 중 오염된 것을 꺼내 전수받은 노하우대로 세탁을 해보았다.
세탁후 건조까지 하고 보니 정말 새 신발처럼 깨끗하게 세탁이 되는게 신기했다.
자신을 얻은 유쾌한씨는 가게앞에 신발세탁이라는 안내문을 붙이고 본격적으로 신발세탁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가게에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도 신발세탁도 함께 하니 필요할 때 맡겨달라는 얘기도 전했다.
신발세탁 홍보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몇 건씩 신발세탁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 받은 의뢰건이라 최선을 다해 세탁하여 고객들에게 돌려줬고 예상외로 고객들이 반응이 좋았다.
그 후로 소문이 나서 신발세탁 의뢰건이 하루에도 10여건이상 들어왔고 많을 때는 20건이상 들어와서 정해진 날짜에 맞춰 고객들에게 돌려주기가 버거울 정도였다.
우연히 취미생활을 하던 중 힌트를 얻은 아이디어 하나를 통해 가게에 제2의 전성기가 시작된 것이다.
유쾌한씨는 업무로 매일 바쁘고 피곤하지만 기분만은 좋았다.
오늘도 유쾌한씨는 콧노래를 부르며 옷과 신발을 세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