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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시리즈5) 잘못된 선택, 잃어버린 10년..

50대 직장인 우울한씨의 우울한 은퇴생활~

by So what

50대초반의 우울한씨는 현재 대학교에서 공무직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학생지원파트의 일을 하면서 학생들의 민원처리와 행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직장으로 전직한 지는 2년이 되었고, 그 전에는 다른 대학교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를 했었다.

그때도 현재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했었고 5년정도 근무를 했었다.

이곳으로 전직한 이유는 단 하나, 급여가 너무 적어서였다.


우울한씨가 전 직장에서 근무를 하기 전에는 지인과 동업으로 개인사업을 했었다.

사무기기 대리점을 했는데 남들이 하는 것을 보니 잘 되는 것 같아 그냥 무턱대고 시작한 것이 화근이었다.

둘이서 사업자금을 반반씩 대고, 우울한씨는 내부업무를 관리하고 지인은 외부업무를 관리하는 것으로 역할을 나누어 시작하였다.

초기 2년간은 그런대로 사업이 순조롭게 운영되어 할 만했다.

사업초기라 둘 다 열심히 뛰고 열정적으로 일에 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차가 되면서 거래처가 조금씩 빠져나가기 시작하고 둘 사이에 불협화음이 들리기 시작하여 사업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수입이 줄어들자 급여를 감당할 길이 없어 같이 일하던 직원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했고 기사 1명만 두고 일했다.

4년차에는 그나마 남아있던 기사마저도 집으로 돌려보내 거의 일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임대료와 기본경비는 내야하기에 사무실을 비워놓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다녔다.

5년차에는 이제 더 이상 유지가 힘들겠다싶어 지인과 상호 합의하에 사업을 폐업하게 되었다.

약 5년간의 힘들었던 사업경험으로 유쾌한씨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우선 그 동안 직장생활하며 차곡차곡 모아놓았던 돈들을 사업자금으로 투자하여 잃어버렸고, 그 돈으로 부족하여 은행에서 대출을 추가로 받아 빚이 고스란히 남았고, 이로 인해 돈 문제로 가족들과 말다툼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여 가족들과의 사이도 소원해졌으며, 같이 사업을 할 정도로 신뢰했던 지인도 사업폐업을 기점으로 절연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행히 이런 쓰라린 경험에서 귀한 교훈을 얻기도 했다.

치밀한 준비없이 뭘 모르고 사업을 하다보면 폐가망신 한다는 교훈이었다.


우울한씨는 사업실패이후 이전 직장에 취업을 하여 5년간 근무를 했었다.

비록 급여가 적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절박하여 무조건 지원했고 간절하게 어필하였기에 다행히 취업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간절함도 잠시, 급여가 적다보니 4인 가족이 생활하는 돈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우울한씨의 부인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림에 조금 보탰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늘 생활비에 쪼들리며 살았고, 그래서 다른 곳으로 전직을 계획하여 현 직장에 취직을 하게 된 것이다.

현 직장이 이전 직장보다 급여가 상대적으로 많긴 하지만 절대금액이 큰 게 아니기때문에 현재는 이 문제로 또 고민을 하고 있다.

어느덧 나이는 50대초반인데 다른 곳으로 전직을 하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한다고 한들 지금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지금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10여년전 무리하게 개인사업을 시작만 하지 않았더라도 형편이 지금보다는 나았을텐테 하는 강한 아쉬움과 후회가 든다.

단 한번의 잘못된 선택이 우울한씨의 인생에서 10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앗아가버린 셈이다.

우울한씨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며 한숨을 쉰다.

"아, 잃어버린 10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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