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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시리즈7) 밑빠진 독에 계속해서 물을 붓다

50대 자영업자 우울한씨의 우울한 은퇴생활~

by So what

50대 초반의 우울한씨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자영업자다.

처음엔 프랜차이즈 커피숍 가게를 시작했고, 그 이후에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추가로 시작해서 두 가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때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붐일 때 남들이 하는까 나도 해볼까 하는 심정으로 시작했다가 장사가 조금 되니 욕심이 생겨 1군데를 더 인수하여 지금은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역시 마찬가지로 한창 붐이 일 때 시작했다가 처음에 장사가 좀 되어 한 군데를 추가로 인수하여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2.jpg

하지만 커피숍도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도 붐이 사라지자 이제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찾는 처지가 되었다.

지금의 매출로는 가게 임대료와 관리비 그리고 알바생 인건비를 부담하기도 벅찬 상황이다.

그렇다고 지금와서 가게를 정리하자니 달리 대신 할만한 사업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저냥 끌고가고 있다.

여느 날처럼 가게에 손님이 뜸한 상태로 하루를 마감하는 것을 보고나니 속에 천불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던 우울한씨는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에게 소주나 한잔 하자고 연락했다.

날이 어둑해지고 술집에 둘이 마주앉아 술자리를 시작했다.

우울한씨의 친구 박민혁씨도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였다.

우울한씨가 술잔을 비우며 친구에게 먼저 물었다.

"박사장은 요즘 장사 좀 어때?"

박민혁씨도 술잔을 비우며 대답한다.

"그냥 그만그만해. 특별히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고 적당한 수준정도. 물론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는 주말이라 조금 늘기는 하지. 우사장은 좀 어때?"

"말도 마. 나는 요즘 장사가 안돼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야. 이걸 계속해야하나 고민할 지경이라니까. 근데 달리 할만한 일이 없으니 마지못해 그냥 끌고가는거야. 마치 밑빠진 독에 물붓기지."

박민혁씨가 위로의 말을 건넨다.

"아이구, 그래. 고민이 많겠네. 장사가 안되면 다른 사업을 한번 알아보는건 어때? 예를들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도 괜찮고, 아니면 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앞으로 많이 찾을만한 그런 사업같은거 말이지."

우울한씨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사람들이 뭘 좋아할지 안다면 나도 그 사업을 했겠지. 하지만 그게 뭔지 모르니 답답한 노릇인거야."

우울한씨가 술잔을 기울이며 박민혁씨에세 물어본다.

"그럼 박사장은 지금 하는 사업 계속할거야?"

박민혁씨가 얼른 그 질문에 대답한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자영업만 10년이상 했는데 다른 일을 할 수가 있어야지. 별 일 없으면 난 이 일 계속하려구."

그 대답을 들은 우울한씨가 대꾸한다.

"부럽다. 그래도 지금 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다고 하니. 나도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그 말을 끝으로 우울한씨가 술 잔을 털어넣었고 술자리의 분위기가 조금 경직되었다.

그 분위기를 느낀 우울한씨가 애써 웃으며 분위기를 살리려했고 술 잔을 서로 부딪히며 웃어 넘겼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3.jpg

아무리 고민해 보아도 지금 하는 사업을 접고 다른 사업으로 전환해야 하는게 맞는데 어떤 사업이 해야 좋을지 도무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렇다고 계속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끌고 갈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왜냐하면 자금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차선의 방법으로 사업컨설팅 업체에 유상으로 컨설팅을 받아보는 방법을 검토해 보아야겠다고 우울한씨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돈이 좀 들겠지만, 그들이 내린 결론이 나의 선택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그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확인한 몇 군데의 컨설팅 업체의 전화번호를 메모한 뒤 우울한씨는 전화번호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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