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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시리즈8) 무대포로 밀어붙여 낭패를 보다

40대 자영업자 우울한씨의 우울한 은퇴생활~

by So what

40대 초반의 우울한씨는 현재 셀프세차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작년까지만 해도 직장에서 근무하던 직장인이었으나 올해초 그동안 모아둔 돈과 대출을 받아 셀프세차장을 큰 규모로 열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적극적인 홍보라든가 이벤트 등으로 소위 말하는 '개업빨'을 받아서인지 장사가 그런대로 잘 되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매출이 급감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주변에 경쟁업체도 새로 생기고 기계세차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주유소가 생기면서 고객들을 많이 뺏겨버렸다.


매월 부담하는 대출이자와 건물관리비 그리고 공과금 등이 조금씩 부담되기 시작했다.

우울한씨는 고민에 빠졌고 이 난관을 타개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딱히 이 문제를 해결할만한 묘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는사이에 시간은 쉬지않고 끊임없이 흘러갔고 매달 대출이자와 건물관리비 그리고 공과금을 힘겹게 납부하였다.


이제는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절박함에 우울한씨는 사업컨설팅을 하는 업체와 상담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물론 상당한 금액의 컨설팅비를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약속한 날짜가 되어 가게로 사업 컨설팅업체 담당자가 방문하였다.

명함을 주고 받고 간단한 인사가 끝난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우울한씨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올해초만해도 장사가 그럭저럭 잘 되었는데 하반기 들어 장사가 너무 안되네요.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그 말을 듣고 컨설팅업체 담당자가 답변을 했다.

"장사가 안되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하나씩 꼼꼼히 점검해봐야 원인을 알 수 있을것 같습니다."

우울한씨는 처음에 창업을 결심할때부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히스토리를 컨설팅업체 담당자에게 얘기해 주었다.

컨설팅업체 담당자는 우울한씨의 얘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때론 메모를 하면서 열심히 경청했다.

우울한씨의 이야기가 끝난뒤 컨설팅업체 담당자가 얘기했다.

"사장님의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히스토리를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얘기를 듣다보니 한가지 간과하고 넘어간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바로 체계적인 사업계획서와 고객서비스 시스템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울한씨는 그 얘기에 되물었다.

"큰 사업도 아니고 자영업을 하는데 거창한 사업계획서가 있어야 하나요?"

그 말에 컨설팅업체 담당자는 답변했다.

"당연히 필요합니다. 규모가 작은 자영업일지라도 사업은 사업이니 꼼꼼히 검토한 사업계획서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패의 확률을 줄일수 있습니다."

컨설팅업체 담당자는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셀프세차장이라 할지라도 고객만족을 위한 서비스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게 전혀 없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으신가요?"

우울한씨는 이 질문에 답변하였다.

"아뇨, 딱히 제공하는건 없습니다. 그냥 가게앞에 자판기 2대 설치해 놓은것 정도죠."

컨설팅업체 담당자는 말을 이어갔다.

"고객이 내돈 내고 사먹는 자판기 음료는 고객서비스가 아닙니다. 음료가 부담스럽다면 커피라도 공짜로 제공하면 모를까. 그러니 한번 방문한 고객이 재방문할 가능성이 떨어지는 겁니다. 더구나 경쟁업체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더더욱 그러하구요."

우울한씨는 그 얘기를 듣고 깨달은 바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성향이 꼼꼼하지 못한데다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는 성격이라 이 사업도 그런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꼼꼼하게 이것저것 따져보지 못했던 것이다.


사업 컨설팅업체와의 상담이후 우울한씨는 지적받았던 체계적인 사업계획서와 고객서비스 시스템을 보완하고자 검토를 시작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체계적인 사업계획서에 어떤 내용들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고객서비스 시스템으로 어떤걸 보완해야 하는지? 등 뜬구름 잡기마냥 애매모호 하기만 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내버려두기엔 사업의 흐름이 좋지않았다.

뭐라도 해야했지만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답답한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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