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시리즈10) 유행만 쫓다가 뒤늦은 후회를 하다

40대 자영업자 우울한씨의 우울한 은퇴생활~

by So what

40대 후반의 우울한씨는 반려동물 용품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우리나라 가구의 20%정도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가 들릴정도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너도나도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업을 시작하려는 붐이 일었다.

사료에서부터 집안에서 반려동물을 위해 사용할 각종 용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 붐을 타고 우울한씨도 큰 돈을 벌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솔깃하여 원래 하던 슈퍼마켓을 정리하고 반려동물 용품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에 하던 슈퍼마켓을 정리하고도 사업자금이 부족해 은행에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이왕하는거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매장도 넓은 곳으로 정했고, 아이템도 최대한 다양하게 많은 품목을 구비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예상보다 많은 돈이 들어갔지만 우울한씨는 잘될거라는 희망을 갖고 과감하게 밀어붙혔다.

초기에는 소위 말하는 '개업빨'을 받기위해 이벤트 업체도 부르고 각종 홍보활동도 열심히 한 덕분에 장사가 그럭저럭 되었다.

이대로만 유지된다면 금방 대출도 갚고 큰 돈도 벌줄 알았다.


그러나 주변에 비슷한 업종의 가게들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생기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우울한씨는 속이 탔다.

매달 대출이자도 나가야 되고 건물 관리비와 각종 공과금도 나가야 되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되면 고스란히 적자가 될 상황에 처한 것이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하고 아이디어를 생각해 봤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속이 상한 우울한씨는 틈만 나면 애꿎은 담배만 피워대며 하늘을 원망했다.


오랜만에 계모임이 있어 계원들 얼굴도 볼겸 술자리를 가졌다.

한 순배 술잔이 돌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삼삼오오 나누기 시작했다.

우울한씨 옆에 있던 사람이 우울한씨에게 물었다.

"우사장은 얼마전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던데 사업을 잘 되요?"

그 말에 우울한씨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아이구 김사장님 말도 마세요. 요즘 장사가 안되서 죽을 지경입니다."

김사장이 그 말에 다시 질문을 한다.

"어떤 사업을 하시는데요?"

우울한씨가 다시 그 질문에 대답한다.

"반려동물을 많이들 키운다 하고 반려동물 용품점을 하면 큰 돈을 벌수 있다고 누가 얘기해서 그 말 듣고 가게를 차렸는데 처음에 잠깐 반짝하고 그 이후로는 줄곧 내리막이네요."

김사장이 그 말을 듣고 답변한다.

"그런 사업은 유행을 많이 타서 쉽지가 않을 겁니다. 사업은 유행을 안타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게 최고죠. 너도나도 그쪽 계통의 사업을 하느라 덤벼드니 경쟁도 심하고 돈도 안될겁니다."

우울한씨가 그 말에 답변한다.

"김사장님 말씀이 맞아요. 길건너 비슷한 가게가 계속해서 생기니 장사가 될턱이 없죠.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나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김사장이 위로의 말을 전한다.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아뭏튼 심사숙고 하셔서 위기를 잘 넘기시기 바랄게요. 오늘은 일 생각일랑 잊어버리고 기분좋게 술이나 한잔 합시다. 건배~."

우울한씨는 술잔을 넘기면서도 고민이 머리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우울한씨는 이대로 가다가는 파산하고 말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결단을 내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이든지간에.


며칠간의 장고끝에 우울한씨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 가게는 애초에 하이브리드로 검토가 되었기때문에 무인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가게이다.

따라서 다음주부턴 무인으로 운영하고 아침에 우울한씨가 잠깐씩 나와서 필요한 부분들을 챙길 예정이다.

그래서 일과 시간에 우울한씨는 대출금과 관리비 등을 충당할 목적으로 이전에 하던 업무인 다른 가게의 슈퍼마켓에서 일을 할 예정이다.

이 일이야 오랫동안 해왔기때문에 이제는 몸에 배여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우울한씨는 담배를 한 모금 빨며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만약 내가 반려동물 용품점 사업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슈퍼마켓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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