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나는 통증 극복을 위해 헬스를 시작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트레이너와 첫날을 맞이했지만, 기구 운동을 30분도 채 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몸은 통증으로 굳어 있었고, 근육은 이미 줄어 운동을 이어갈 체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순간 느낀 좌절감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나는 1년간 헬스 회원권을 끊어두었지만, 병원 입원으로 인해 다시 자주가지 못했다.
그동안 미뤄둔 건강 관리와 체력 회복이 이렇게 어렵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그러나 좌절 속에서도 작은 다짐이 생겼다. 비록 당장 운동 시간을 온전히 채울 수는 없었지만, 천천히 몸을 회복시키고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 몸과의 싸움은 길고 힘들겠지만,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작은 시작임을 스스로에게 상기시켰다. 그날의 주저앉음이 다음 날의 한 걸음을 위한 준비였음을 믿으며, 나는 다시 한 걸음씩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