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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랑 Mar 13. 2024

비합리성의 매력

생각해 보라. 당신은 중도를 표방하는 정치집단을 본 적이 있는가?

당신은 유튜브 영상에서 많은 좋아요 수를 가진 중립적인 댓글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아마 거의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추측하건대 군중들은 합리적인 발언에 대해 본질적으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대부분의 인기 있는 정당들은 어느 한 이념을 근간으로 삼아 행동거지를 설정한다. 그래서 가끔 그 정당이 표방하는 이미지에 맞추려고 알면서도 논리적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유튜브 베스트 댓글들은 거진 다 혐오와 분노가 섞여있다. 문신한 사람들 모두 삼청교육대에 보내야 한다느니 성범죄자들은 사형에 처해야 한다든지 조금만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그런 발언들을 서슴없이 한다.


놀라운 건 이러한 정당들과 댓글은 군중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얻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문신한 사람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기 마련이지만 문신은 개성과 정체성의 표현이므로 존중해야 한다.', '성범죄자들은 사형에 처해야 할 정도로 큰 죄를 지었음에 동의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최대한의 처벌을 받았으면 한다.'와 같은 댓글을 작성하면 소리소문 없이 묻힐 것이다.






매력 있는 비합리적인 의견과 매력 없는 합리적인 의견의 차이를 생각해 보자. 필자는 개인적으로 그 의견을 받아들이는 난이도에서 차이가 비롯된다고 본다. 비합리적인 의견은 하나의 슬로건과도 같다. 합리성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직관적이며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합리적인 의견은 고려사항이 많다. 합리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진영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복잡하고 매 케이스마다 입장을 달리해야 해서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최근 숏폼의 발달로 사람들이 점점 사유를 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듯하다. 사유를 하지 않으면 사고는 단순해지고 뇌는 쉬운 생각들만 하려 한다. 그럼 비합리성의 유혹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깨어있는 인간이라면 그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재미가 없을지라도 합리적인 사고를 연습해야 한다. 나는 그 능력이 급변한 현대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중요한 키가 되어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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