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나를 믿어줘, 너 잘하고 있어.
장점과 단점에 관한 고찰
우리는 종종 자신의 장점보다 단점을 크게 바라본다. 절제력이 부족하다거나, 몸매가 원하는 만큼 예쁘지 않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자책하고 부러워한다. 개중에는 이런 사람들도 있다. 잘 해왔고, 잘 하고 있지만서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더 빨리 잘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는 사람. 그들의 성장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나름 객관적으로 이야기해 주려고 해도, 이런 얘기는 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았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는 잘 보아주면서도, 스스로에게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해온 나를 보면 피차일반이다.
단점의 장점
애석하게도 단점에 집중하는 건 꽤나 도움이 된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동기가 되고, 그로 인해 만족감이나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그 맛을 놓지 못해 단점을 외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노력하고 빛나는 데에 요긴하게 쓰이는 건 사실이니까. 고장나서 운행이 중지된 열차가 되기는 싫겠지만,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기관차가 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네가 내 삶을 책임질 수 있겠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멀리는 못가도 망가지지는 않도록 하는 책임을 지겠다!)
작아진 장점
장점을 잘 보지 못하게 된 건 사회가 상향평준화 되어가고 있는 게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본다. 과거였다면 노력과 성취도가 크게 드러났을 정도일지라도, 전문성 수준이 점점 높아져서 갈 길이 더 멀어보이게 되었다. 때문에 내가 오늘 얼마나 노력했고, 그게 나에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고, 스스로가 자랑스러운지 아닌지 생각해 볼 겨를을 앗아가고 있다. 주변을 제쳐두고 오로지 나 자신만을 놓고 스스로를 평가하는것 또한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
장단점의 기준
장점과 단점이 관점의 차이라는 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장단점'이라는 단어는 어떤 성질이 특정 상황에 유리하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결과를 용이하게 표현하기 위한 한 방법이다. 다소 가치지향적 해석의 여지가 있는데, 불리하면 나쁘게 유리하면 좋게 생각되도록 영향을 준다. 아주 틀린 해석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것이 특정 상황에 국한되는 결과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초등학생에게 산만한 성격이 국어시간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도, 현장체험학습을 갔을 때에는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주변 모든 것이 재미로 다가오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고, 그 속에서 꿈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그 어떤 성질도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쁘지 않으며, 큰 단점일 수록 내 재능은 그곳 바로 맞은편에 있다.
빛이 나는데 스스로를 제대로 보지 않는 많은 친구들에게, 그리고 마찬가지인 나에게 이번 글을 바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