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nnk Feb 19. 2023

베이컨 메이플 도넛 02

음식의 반전

아침에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진한 아메리카노와 어울리는 달달한 디저트와 함께 하면 더없이 좋죠.


가끔 회사에 동료들이 돌아가며 아침에 도넛을 사 오곤 합니다. 진한 커피와 함께 먹는 달콤한 도넛 한입은 그야말로 사랑이죠. 어느 날도 동료가 출근길에 도넛을 사 와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 간단한 모닝커피 타임을 갖는데 유난히 눈에 띄는 도넛이 하나 있었습니다.  

"베이컨 메이플 도넛"

들어 보셨나요? 보통 설탕이 뿌려져 있거나 여러 가지 토핑, 혹은 잼이 들어있는 도넛이 일반적인데....

두둥~~ 폭신한 도넛빵 위에 베이컨 두줄이 누워있는 자태는 그야말로 살짝 충격이었습니다.

단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당연히 익숙하고 안전한 도넛을 고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두 번째 접하는 이 베이컨 도넛은 이제 경계대상이 아니라 한 번은 느껴보아야 할 점점 쌓여가는 호기심 해결의 문제였습니다. 먹으라고 만든 음식인데 못 먹을 맛은 아닐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먹어 보았습니다.


메이플시럽이 코팅된 도넛이야 너무나 알려진 맛이지만 그 위에 토핑으로 올려진 베이컨조합은 분명 낯선 괴식임에 틀림없다고 판단되었으나....


한 입 물어보니...   달콤한 메이플크림과 어우러진 짭짤 고소한 베이컨 맛이 전혀 이상하거나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이 베이컨+메이플도넛 조합의 맛은 분명 이상해야 정상일줄 알았는데 오히려 안 이상하게 다가옵니다. 그냥 과거에 언제 어디선가 먹어 보았던 것 같은 익숙한 맛이었습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마도 미국인들의 보편적인 아침식사에서 유래한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아침식사 중 하나인 팬케익, 애그스크램블, 베이컨, 소시지..... 여기서 팬케익 위에 달콤한 메이플시럽을 듬뿍 뿌려 먹는데요 이때 팬케익을 타고 흘러내린 메이플시럽에 적셔진 베이컨을 먹을 때 조합이 나쁘지 않습니다.


새로운 음식은 지금 현재에도 계속 태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새로운 음식들은 사실상 현존하는 기존 음식들의 새로운 조합과 재해석으로 탄생하는 경우가 다반사죠.


메이플도넛 위에 베이컨 토핑이란 발명품(?)을 탄생시킨 도넛집 사장님의 재치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마도 아침식사로 메이플시럽이 듬뿍 뿌려진 팬케익 한입에 베이컨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면서 도넛집 사장님은 아마도 "앗!!!! 요거다!!!"를 외쳤을지도 모릅니다.


도넛 위의 베이컨.... 의외로 나쁘지 않은 콜라보이지만 도넛 위에 꾸덕하게 식어있는 베이컨 보단 역시나 지글지글 따끈하니 기름이 뚝뚝 떨어질 때 먹는 베이컨이 제 맛인 것만은 확실한 듯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원조 초코파이 0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