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단이 Oct 03. 2023

"8만 동~ 한국돈으로 5000원~ 싸다 싸"

베트남 3박 5일 여행기 DAY1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유럽을 다녀왔으니, 적어도 3년은 넘게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다. 무료한 일상에 지치고, 새로운 자극을 받고 싶다는 생각에 비행기표부터 끊었다. 내가 선택한 여행지는 '베트남'이다. 저렴한 물가에 부담도 없고, 짧게 다녀와도 괜찮을만한 여행지를 선택하다 보니 자연스레 베트남을 떠올리게 됐다.



정말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서 탑승수속을 잘 밟을 수 있을까 걱정됐다. 또 같이 가는 친구와 모종의 이유로 비행기를 따로 탔기에, 혼자서도 잘할 수 있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걱정이 무색하게도 빠르게 수속절차를 마쳤고, 비행기도 제시간에 착륙했다. 역시 '인천공항 3층'만 기억하면 웬만한 건 다 해결할 수 있다. 비행기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일부러 창가 자리를 예약했는데 보람 있었다. 이 맛에 여행하지.


첫날 일정은 여유롭게 잡았다. 비행기 타는 게 은근히 피로가 축적되는 일이기 때문에 첫날은 체력을 비축하는 날로 정했다. 숙소-한시장-콩카페 일정으로 잡았다.


숙소는 한시장 근처에 있는 씨홀스 호텔을 예약했다. 저렴한 가격에 조식도 포함이고, 별도의 비용(2만 동 정도)만 내면 공항 픽업 서비스도 해준다기에 바로 예약했다. 저렴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게 웬걸, 숙소에서 강도 보이고 옥상에 수영장도 있어서 아주 만족스럽게 이용했다.


짐정리만 부랴부랴 하고, 한시장의 한 금은방으로 가서 환전을 했다. 환전을 어느 곳에서 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그냥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싸겠거니' 하며 인파가 가장 북적한 곳에서 환전했다.


여기서 주의사항이 있다! 환전할 때 꼭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 2만 동정도를 덜 줘서 내가 다시 체크해 달라고 말했다.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비일비재(?) 할 수 있으니 꼭 확인하길..!

한시장

대망의 한시장! 느낌은 한국의 재래시장 같다. 1층은 주로 라탄백이나 망고푸딩, 망고젤리 등을 팔고, 2층은 의류를 판다. 없는 게 없고 싸기도 싸다. 하지만..! 조금 더 저렴하게 사기 위해선 흥정은 기본이다.


원피스는 웬만하면 8만 동(=4500원 정도)이다. 처음에는 12만 동(=6500원) 정도로 부르는데, '8만 동'을 외치면 웃으면서 해주신다. 가격흥정을 잘하지 못하는 나조차도 성공했다.


아, 물론 한시장에서는 무조건 현금을 가지고 가야 한다! 또 상인분들이 한국말을 굉장히 잘하시기 때문에 흥정에도 큰 무리가 없다. 대충 대화 내용을 축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나 : 이 옷 얼마예요?

점원 : 12만 동~~~ 한국 돈으로 6000원밖에 안 해~~~

나 : 비싼 것 같은데..

점원 : 그럼 8만 동~~ 쉿~~~ 한국돈으로 5000원도 안 해~~

- 이 모든 대화는 한국어로 이루어진다. 웬만한 한국어는 다 알아들으시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시장을 둘러보면서 느낀 건 한국에서 비싼 돈을 주며 옷을 마련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시장에는 웬만한 휴양지룩이 다 있기 때문에, 굳이 한국에서 사지 않아도 된다. 물론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하루에 많게는 10명 넘게 볼 수 있지만 그래도 뭐 어떠한가. 이런 게 나름 여행의 묘미일 수도.



기념품도 웬만하면 한시장에서 다 샀다. 커피 2박스와 베트남 마그네틱 빼고 젤리와 푸딩, 베트남 과자 등을 다 한시장에서 샀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격이 총 12만 5000동(약 7000원)이었다. 원래 13만 동이었는데 흥정에 성공했다. 망고젤리나 푸딩 등은 한시장이 가장 저렴하니 한시장에서 사는걸 무조건 추천한다.



저녁은 한리버 근처 식당에서 쌀국수를 먹었다. 또 근처에 콩카페 본점이 있어 방문했는데 커피맛이 기가 막혔다. 망고스무디와 코코넛커피를 시켰는데 하루의 피로가 싹 녹는 맛이었다. 베트남은 어느 카페를 가든 참 맛있는 것 같다. 원래 코코넛커피를 즐겨 먹지 않았던 나조차도 코코넛커피를 여행 내내 찾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또 점원들의 배려에도 감탄했다. 문을 열어주고 닫아주는 사소한 배려에 감사함을 느꼈다. 또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어 보는 나 또한 행복해졌다. '친절한 나라'. 내가 받은 베트남의 첫인상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재택근무, 그거 어떻게 재밌게 하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