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3박 5일 여행기 DAY4
베트남 여행에서의 마지막날은 별다른 계획이 없었다. 그래서 두 번째 숙소 앞에 있던 미케비치를 갔다가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여행 마지막날은 좀 헐렁하게 보내줘야 제맛이지.
미케비치는 다낭의 대표 해변으로, 초승달 모양처럼 길게 이어진 해안선이 특징이다. 한 카페에서 음료를 먹으면서 듣기로는 이곳은 갈매기가 없고, 바다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깜짝 놀랐다.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정말 바다 특유의 짠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해변 주변에 코코넛 나무가 많아서 그렇다고 얼핏 들은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다. 참고로 미케비치는 햇볕이 따가우니 선크림은 무조건 필수고, 무조건 덧발라야 한다.
베트남은 마사지가 유명하대서 몸에 쌓인 피로도 풀 겸 마사지샵을 갔다. ‘필링스파’라는 이름의 마사지샵이었는데 아로마 마사지, 타이 마사지, 핫스톤 마사지 등 다양한 종류의 마사지 중 가장 대중적인 아로마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샵을 가면 어떤 강도가 괜찮냐고 묻는다. 난 ‘중간’ 정도가 괜찮다고 했다. 이후 준비가 되면 마사지를 받는데 정말 시원했다. 가끔 너무 아플 때는 조금 살살해달라고 하면 강도를 조절해 준다. 마사지를 받으면서 강도를 ‘중간’으로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원래도 멍이 잘 드는 체질이었기에 귀국하고 보니 중간 강도였음에도 종아리에 일렬로 멍이 들어있었다. 그래도 시원했으니 이 정도면 웃픈 추억으로 넘어갈만하다.
90분 정도의 마사지 시간이 끝나고 결제를 하러 갔다. 그런데 여기서 두 번째 난관에 봉착했다. 여행 마지막날이라 현금이 적었는데 현금만 가능했다는 것이었다. 미리 알려줬다면 ATM에서 현금을 뽑아오거나, 카드가 되는 다른 마사지샵을 갔을 텐데 갑자기 카드는 안된다고 해서 굉장히 당황했다. 사실 호이안에서 다낭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놓친 것보다 이때 더 당혹스러운 감정을 많이 느꼈다.
카드는 안된다고 단언해서 결국 가게 주변에 있는 atm을 찾아봤다. 그나마 다행으로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ATM이 있었다.
허겁지겁 ATM에서 돈을 뽑으려는데 계속 오류가 걸려서 내가 비밀번호를 잘못 누른 건지, 계좌에 돈이 없는 건지 분간되지 않았다. 우리 뒤에 있었던 베트남분께서 ‘atm에 현금이 없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지 않았으면 계속해서 같은 atm만 붙잡고 있을 뻔했다. 우린 조금 더 걸어서 다른 atm에 도착했고, 부가세를 내고 현금을 뽑는 데 성공했다.
이때만 생각하면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다. 아마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 맞닥뜨려서인 것 같다. 예약을 할 때 미리 현금만 된다고 고지를 했으면 덜 당혹스러웠을 텐데, 이런 점은 조금 아쉬웠다.
우여곡절 끝에 마사지샵에서 나온 후 우리는 맛있는 걸 먹으면서 힐링하자! 는 생각에 곧장 그랩을 타고 맛집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티아고 레스토랑’인데, 그래도 베트남의 마지막 일정이니 만큼 맛있는 쌀국수를 더 먹고 싶어서 이 집으로 선택했다. 이 가게는 내가 먹었던 베트남 음식점 중 감히 제일 맛있다고 소개하고 싶다.
특히 이곳의 점원이 기억에 남는다. 해맑은 웃음이 매력적였던 이 점원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한창 먹고 있을 때즈음 이 점원은 아르바이트 시간이 다 끝났는지 집으로 갔는데 그때도 우리에게 “다음에 또 보자!”며 인사를 건넸다. 이 점원의 미소때문이라도 베트남을 가면 이 가게를 한 번 더 들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가게에서 추천하는 메뉴는 단연 ‘스프링롤’! 점원이 친절하게 각종 야채와 소스에 찍어서 먹으면 된다고 설명해 주는데, 점원의 말대로 먹으면 정말 천상의 맛이다. 그 외에 반쌔오(?)도 정말 맛있다. 이 집만의 소스가 상큼함을 배가시켜 준다. 베트남에서 꼭 한 식당만 가야 한다면 주저 없이 이곳을 고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