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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리카 Erika Jan 04. 2024

새 해를 맞으며, 뻔한 다짐

2024년, 바라건대

토론토에도 새 해가 밝았다. 2024라고 연도를 쓰는 것이 한동안은 어색하게 느껴지겠지. 


작년 한 해는 발전보다는 '버티는' 시간에 가까웠던 것 같다. 그래도 딱 예상한 만큼, 딱 버틸 수 있을 만큼 힘들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해야 하나. 우당탕탕 어찌어찌 잘 지나왔고, 그러니 이렇게 살아남은 것이리라. 순간순간 못 견디게 괴로웠던 순간들은 사실 극복 했다기보다 그냥 이 악물고 눈감고 귀 닫은 채 그냥 살아냈음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얻은 것은 있다. 때로는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내가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고 또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때로는 나를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싸우거나 협상하지 않고 비겁하게 도망쳐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설령 그들 말이 일면 맞을지라도, 일단 내가 살아야 나중에라도 다시 문제를 풀 수 있다. 살아남는 일이 0순위다. 


욕심도 기대도 없어 버텨낸 것만으로 스스로가 장한, 조금은 우울했던 작년을 뒤로하고, 2024년은 조금 더 활기차기를 기대하며 작은 목표 몇 가지를 세워 본다. 


1. 운동, 운동, 또 운동!

연말부터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운동을 계속할 것. 완전히 습관으로 만들어서 앞으로도 평생 쭈욱 하고 싶다. 콘도 어메니티인 짐(Gym)을 이용할 수 있으니 가깝고, 편하고, 돈도 안 드는데 안 할 이유가 없다. 작년에는 열심히 다니다가도 또 몇 달 쉬어버리고, 또다시 다니고를 반복했다. 집에서는 요가로 몸을 풀고 짐에서는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을 완전히 루틴으로 만들고 싶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만큼 불변의 진리가 있을까. 


2. 커리어에 다시 집중!

작년은 정말 편하게 일을 했다. 새롭고 낯선 업무들에 부담감도 있었지만 차근차근 배우고 경험했던 덕분에 Overwhelming 되지 않을 수 있었다. 다시 글을 쓰고 튜터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는 조금 더 일에 몰두해서 커리어를 다시 삶의 중심으로 가져다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에 대한 대단한 열정이나 회사 내 포지션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다. 다만 내게 주어진 일은 '제대로' 하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여전히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참 많다. 멋모르고 시작한 커리어지만 기대 이상으로 내 성향에 맞는 것도, 그래서 지난 수년간 토론토에서 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밥벌이가 되어 준 것도 감사하다. 처음 몇 년만 괴롭지 갈수록 쉽고 할 만 해 지는 게 일이라는데, 아주 약간이나마 그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하면 거짓말이려나. 


목표는 최대한 간결하고 이루기 쉬운 것으로 세우는 것을 철칙으로 하는지라, 이정도면 꽤 만만하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목표가 아닐까 싶다. 올해도 잘 살아남자.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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