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첫 부서 배치
어느덧 20여 년이 넘는 직장생활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저의 20년 넘는 직장생활에 대해 기억하고 기록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나를 알아가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20여 년 전의 나의 직장생활의 첫 시작부터 기억해보고
기억의 조각들을 글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하드웨어 개발그룹의 첫 여자 신입사원
저는 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입사하여 하드웨어 개발부서로 배치를 받았습니다.
남자 동기 2명과 같이 하드웨어 개발그룹으로 배치되었고,
여자 동기 1명은 바로 옆에 소프트웨어 개발그룹으로 배치되었습니다.
개발팀 전체에는 여자 선배 2~3 분이 계셨었고,
저와 같이 소프트웨어 개발그룹으로 배치된 여자 동기와 저에게 좋은 선배님들이 되어주셨습니다.
하드웨어 개발그룹에는 부장님, 과장님, 대리님 그리고 세명의 신입사원 총 6명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중에서 여자는 저 혼자였고, 하드웨어 개발그룹에 여자 신입사원은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사수이신 대리님은 안경을 쓰시고 약간은 왜소한 몸집에 아주 세심하고, 친절하고 아는 게 많으신,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과장님은 나름 이목구비 뚜렷하게 잘 생기시고 키도 크고 멋지셨는데, 저에게 업무 관련 얘기하실 때 피식 웃으면서 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시고 딴 곳을 보고 얘기하시곤 했습니다. 과장님은 하드웨어 보드에서 어디가 잘못되어서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원인을 찾기 위해 매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정말 열심히 일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부장님은 눈썹도 진하고 쌍꺼풀도 진한 눈에 말씀을 아주 조곤조곤 잘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신입사원이 자주 뵐 기회가 있는 분은 아니었지만 저에게 늘 따뜻한 눈빛으로 좋은 말씀을 해주셨었습니다.
하드웨어 개발 업무는 저에게 너무 어렵고 재미없고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막막해서 힘들었습니다.
가끔씩 업무 버스를 타고 하드웨어 기판을 찍어내는 공장에 내려가서 잘못된 기판을 납땜을 해서 고치기도 했었고, 샘플 기판을 납땜하며 수작업으로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다행히 신입사원이라 아주 어려운 업무를 시키지는 않으셨는데, 저도 그렇고 상사분들도 그렇고 제가 하드웨어 개발그룹에 오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당시 개발팀 내에 기술 매뉴얼을 작성하는 부서가 있었는데, 그쪽으로 부서이동을 하는 것도 잠깐 얘기를 했었던 것 같고, 마케팅 쪽으로 업무를 변경하는 것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때는 회사에서 업무에 열심히 집중하기보다는 얼른 할 일 마무리하고 퇴근해서 친구들과 만나서 맛있는 저녁 먹고 술 마시고 노는 것이 즐거웠던 시절인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직장 초년생부터 그냥 하루하루를 살았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안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직장에서의 커리어 계획이라던지, 나의 미래 인생계획 같은 건 없고 그냥 하루하루 즐겁게 지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월급을 받아서 저축은 열심히 했었으나, 부동산이나 재테크 같은 건 하나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조금씩이라도 경제공부나 재테크 공부를 했었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ㅎㅎㅎ
저희 아이에게는 경제공부 재테크 공부를 잘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부모가 될 수 있도록
내가 먼저 물고기 잡는 방법을 제대로 공부하고 배우고 실천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저를 알아가기 위한 직장생활의 기억 첫 번째 글을 기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