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라봄 Jun 10. 2024

나답게

1호가 글쓰기 도전을 두달전에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고 수시로 시를 써대던 1호의 도전이 상당히 흡족했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주지교과를 학습하기에 바빴고 나의 취향보다 수학능력시험에 나올 법한 소설을 읽고 나의 생각과 관점을 들여다 보기보다 시험에서  물어볼 것들에 맞추기 식으로 익히기에 바빴던 것을 참 후회한다.

마감이 오늘까지였던거 같아 중간 중간 슬쩍 확인 했을 쓰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고 써진다는 소리를 들은 터라 아침 식사 시간에 조심스레 물어봤다.

예상대로 못 마쳤고 아직 도입이라고 했다. 마감이 글을 쓴다는 작가 세계에서의 국룰이 있다. 그러나 그 국룰은 1호에게 비켜 갔다.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지 물었더니 자신의 속도대로 계속 써 내려 가겠다고 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승부욕이 강한 반한 추진력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들은 그렇게 조금씩 성장이라는 단어를 자신의 인생길에서 증명하고 있었다.


지난 토요일 진로세미나를 들었다. 주제는 '선택'이었다. 우리는 살면서 '선택'이라는 것을 한다. 어쩌면 하루의 눈 뜨면서 눈 감은 순간까지가 선택의 연속인거 같다. 알람소리를 듣고 바로 일어날 것인지 하루를 그려보고 일어날 것인지 좀 더 멍한 상태로 있을 것인지 등 매 순간마다 선택의 연속이다.

내용 중 인상 깊은 구절은 '하나님이 내가 선택하는 것에 항상 반대 입장이실 것이라'라는 것은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망치로 한대 맞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부정할 수 없었다.

'이 세상은 죄로 물들어 있고 선한 것이 없는 존재가 사람이라는 생각인지라 사람이 뭔가를 선택할 때는 선함이라는 단어와는 좀 멀다'고 나의 생각 저변에 깔고 있었다.

내 속에 태초부터 빛으로 존재하시는 분이 나를 선하게 이끄실수 있다는 것은 이론속에서 머리속으로만 가진 믿음이었다. 내가 어디서 무엇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어떤 사람으로 되어가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성경적이고 기독교적이라고 여겼던 이분법적으로 했던 사고들이 조금은 흐려지는 것에 당황스러웠다. 

참 넓고 깊은 하나님의 세계라 작은 선택조차도 나에겐 참 버겁다. 그래서 더욱 기도하게 되고 신중하게 되고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1호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사울의 갑옷이 거추장 스러웠던 다윗은 자신에게 딱 맞는 물맷돌을 들고 전쟁이 나가 골리앗앞에 섰다. 

나다운 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즐거워 하시고 매일의 일상을 하루 하루 살다가다 보면 그 길에서 나의 성품도 실력도 성장되어 있을까 기대 해 본다.


너의 길과 나의 길을 응원한다.

작가의 이전글 예방접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