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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라봄 Jun 18. 2024

마지막 수업

인생수업

다음주에 진행될 장학지도 수업 준비에 난관이 봉착했다. 평소 엄두도 내지 못했던 주제를 정했다. 이유인 즉슨 매번 하던 것보다 수업의 지평을 좀 더 넓혀 조금씩 나의 핵심가치인 성장을 경험 해 보자는 마음이었다. 

수업의 방향설정과 지도안 작성부터가 오르막길이고, 수준에 맞는 활동 구성 등 수업 디자인 자체가 소위 나의 깜냥에 넘사벽이다. 

주변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고 질문하고 토의를 반복하면서 방향성을 차츰 잡아가던 날, 어느 선생님의 말에 울컥했다.

"그래도 선생님, 이렇게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 자체만으로 이 수업은 성공이예요.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전달하고픈 얘기들이 다 전달 못 될수도 있지만 선생님의 이런 고민과 생각이 모이고 쌓여 다른 곳에서도 발현될 수 있어요. 준비하시다가 또 연락주세요."

응원 감사하다는 식상한 말로 전화를 끊었지만 많은 위로와 현재 나의 마음을 대변 해 주는 것 같아 울컥했다.





사실 수업 준비를 하면서 과거에 수업을 이 정도로 고민하면서 준비했었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오늘 새벽 문득 이 수업이 이 땅에서의 마지막 수업이라면 난 무얼 전하고 싶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생각난 분 이어령선생님이다. 직접적인 친분은 없지만 책으로만으로도 충분한 친밀도가 생기는 선생님이다. 

'삶 속에 죽음' 혹은 '죽음 곁에 삶'

이어령선생님은 마지막 암투병을 하시면서까지 지성인으로 자신의 삶을 남겨진 이들을 위해 인생이 말하고자 하는 것, 죽음과 팔씨름하며 얻은 것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다.

인생은 선물이라는 마음을 잊지 않고 품고 이 온기가 식지 않도록 오늘이 마지막 수업인 것처럼 진정성이 전달되는 수업이 되길 기도 해 본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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