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의 합창

첫번째 가을 음악회 이야기

by 수아

우연히 구내 매점 벽에 있는 교내 가을 음악회 포스터를 발견하고 아이가 속한 학년도 참여를 한다는 걸 알았다. 한번 가봐야겠다 싶었다. 이렇게 아이의 크고 작은 추억들을 함께 누리고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내 아이가 가진 여러가지 장단점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점 중에 하나는 학교의 모든 행사들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열심을 낸다는 점이다.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는 데 아주 좋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주 공동체 연합예배 찬양 섬김으로 자기 반이 예정되어있었을 때도 마이크를 잡게 된 것에 대해 엄청나게 기뻐하면서 엄청 대단한 일인양 자랑을 했었다. 엄마도 꼭 와서 보라고 하면서 찬양 가사를 다 외워야 할텐데 라며 걱정을 했었다. 들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마찬가지로 음악회를 앞두고도 가을 음악회라 단풍 색깔을 옷을 입어야 하는데 자기는 예쁜 주황색 티셔츠와 멜빵 바지를 입고 싶다고 지난 주부터 쿠팡에서 빨리 주문하라고 지난 주부터 성화였다.

음악회 전날부터 옷을 꺼내서 의자에 걸어두고는 잠든 아이 모습을 보니 귀엽기도 하고 웃음이 났다.


소운동장에서 조촐하게 진행된 학교의 가을 음악회는 세상적으로 볼 때 화려한 기교와 음악 연주는 아니었지만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모임이었다. 선생님들의 사랑과 열정이 느껴졌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음악을 즐기고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우리 학년 친구들이 올라가서 찬양을 하는데 처음엔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고, 그 다음엔 뭉클해서 눈물이 났다. 환한 미소와 밝은 얼굴, 청량한 목소리로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고개를 흔들면서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이 모습이 너무 예뻐서.


이런 소중한 추억의 자리를 만들어 주신 선생님들의 수고와 섬김에 감사해서.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을 주신 주님의 사랑이 느껴져서. 아이들을 흐뭇한 사랑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계시는 어머님들의 마음이 너무 공감이 가서. 천사들이 합창을 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이 곳이 천국이네. 천국의 모습을 내가 보고 있네 라고 생각했다.


음악회 이후 반 추파춥스 꽃다발을 받고 좋다고 환호성을 지르는 귀여운 모습들.

우아한 클래식 바이올린 연주 중에 목청껏 소리높여 눈치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꼬끼오~~~~ 닭들.

음악회가 마치자마자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비행기 3대에 온 시선을 빼앗긴 아이들의 모습.


내 눈에는 이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학교의 첫 가을 음악회였다.

너무나 짧아서 아쉬운 이 가을에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깜짝 선물에 감사한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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