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이야기를 읽으며 새해를 맞이한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집중을 못 해 허둥대고 있다. 집중은 안 하면서 뇌는 무얼 하고 있는지 머릿속은 엉망진창.
이게 다 핸드폰 때문인가.
자주 보지 말자고 몇 번이나 결심했지만 할 일 없는 손가락은 어느새 매끈한 액정을 만지작거린다.
아이가 커가는 시간을 옆에서 바라보며
잊혔던 4학년까지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고
5학년 기억이 스멀스멀 살아 움직이는 요즘.
어느 날부턴가 5학년 담임선생님과 교실풍경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음악전공이라던 선생님의 풍금소리와 투명 비닐로 만들어 천장에 매달았던 거대한 어항.
일 년 내내 교실 천장에서 왔다 갔다 하는 빨간 금붕어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날들.
오른팔을 쓰지 못해 왼손으로 칠판 글씨를 쓰고 한쪽 어깨를 움츠리고 있어 더 말라 보였던 선생님.
나한테 꽤 잘해주셨었는데...
노래를 못해서 음악전공인 선생님 앞에서 한 없이 움츠러들었던 나.
아이가 5학년이 되려 하니 다시 떠오르는 나의 시절.
뇌는 별 걸 다 소환한다. 집중이나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