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 많은 사물 중 왜 돌이 떠오르는 걸까.
생각해 보니 내 주위엔 항상 돌이 있었어.
내 책상 위에도, 내 싱크 위에도, 화분 흙 위에도 각각 하나의 돌들이 자리 잡고 있어.
이 돌들은 어디서 온 걸까.
곰곰 생각해 보니 돌들을 그 자리에 둔 건 나였어.
어렸을 때, 내 작은 서랍 안에는 작은 돌들이 살았어.
난 그것들이 살아있다고 생각했지.
하루에 한 번은 서랍을 열어 생사를 확인하고 안부를 물었는데,
가끔은 내가 안 본 사이 새끼 돌이 태어나진 않았을까 조마조마하기도 했어.
어쩌면 그때부터였나 봐.
자연스레 내 주위로 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건.
단단하고 차가운 그것들이 햇빛을 받으면 따뜻하고 말랑거려.
한 곳을 진득하게 지키고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든든한 누군가가 내 곁에 있는 느낌이야.
묵직하고 무거운 거, 소란스럽지 않지만 따뜻한 거, 그리고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주는 거.
내가 내내 찾아 헤매던 건 그런 거였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