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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쇠소녀 May 16. 2024

사랑하는 나를 위한 여행

Prologue_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하며

2023년 10월경.

'어떤 집에 살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삶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된 적이 있다.


'집'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투자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와 나에겐 '편안한 쉼을 주는 우리 가족의 울타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인 2015년에 집을 매매해야겠다고 결정했을 때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층간 소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단독주택으로 방향을 잡았더랬다.

열심히 발품을 팔았던 그해 5월, 오랜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작은 공원 앞, 적벽돌로 지어진 지금 집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의 맘에 들면 내 맘에 들지 않았고, 내 맘에 들면 그의 맘에 들지 않기를 여러 차례,

이 집을 마주했을 때 그와 나는 동시에 ‘이 집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약을 하고, 나중에 제대로 리모델링을 하겠다고 계획을 한 후, 간단히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리모델링을 진행한 채 지금까지 살아왔다.

지금 집에서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긴 했지만, 입주 시 했던 리모델링은 오직 어린아이들의 편의를 고려한 방향이었기 때문에

우리 키만큼 커버린 아이들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지내왔던 우리 부부 모두에게 집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때부터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나는, 그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떤 집에 살고 싶을까?

'지금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어도 계속 살고 싶은 집.‘

나이가 들면 병원 갈 일도 많을 테니 큰 병원이 가까워야 하고, 교통도 편리해야 하며,

창문 너머로 초록초록한 풍경이 보였으면 좋겠고, 지금처럼 층간 소음에서 자유로웠으면 좋겠고…

그런데 ‘집’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과연 나는 은퇴한 후에 어떻게 살고 싶을까?’라는 ‘삶’에 대한 고민으로 확대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야 나이가 들어도 내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정의가 내려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가 ‘오느른‘이라는 채널을 보게 되었다.

MBC 방송 작가 ‘최별’님이 운영하는 채널인데,

이 분은 좀 이른 나이에 ‘well-aging’, 즉 ’ 어떻게 잘 나이 들어갈까 ‘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김천의 한 마을에 오래된 집을 구매해서 리모델링을 한 후 책방을 열었다.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어도 소소한 일거리로 책방을 운영하는 본인의 모습을 기대하며 행동으로 옮긴 것.

채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공연도 열었고, 은이가 없었던 그 동네가 젊어지고 활기차게 변화도 되었다.

아무튼 이 채널을 보며 노후에 대한 고민도 더욱 깊어졌다.

여행을 좋아하니 그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살아가겠지,라는 매우 단순한 답이 있을 수도 있지만,

매일 같이 여행을 한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금전적으로 힘들 것 같고,

은퇴를 하고, 아이들이 장성해서 독립을 했을 그때의 ’소소한 일상‘은 아니지 않을까?

내가 찾고 있던 답은 시간이 여유로울, 은퇴 후 ‘나의 평범한 일상’을 어떻게 채울까?‘였던 것이다.

무엇을 하면 오래도록 즐겁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머리 아프게 고민하던 어느 날,

결혼 후 육아에 전념하느라 방치됐던 블로그가 생각이 났다.

여행을 좋아했고, 여행기를 쓰며 기록했고, 머릿속이 복잡할 때마다 일상생각을 적어뒀던 그곳.

어쩌다 보니 블로그 관리를  못했지만, 여전히 일기를 쓰며 생각 정리를 하는 등 글쓰기는 계속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다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기 시작했다.

‘나의 노후엔 글을 쓰며 살고 싶다’라는 답을 얻은 것이다.

그 후로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지, 카테고리는 어떻게 나눌지 등이 일사천리로 정리가 됐다.

2024년 새해 첫날, 주제에 맞춰 하나씩 포스팅을 하고 블로그를 재개했다.

하지만, 한 달을 꾸준히 포스팅을 하며 블로그에 아쉬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맘에 드는 포스트를 보며 그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웃, 서로이웃을 맺어, 새 글이 올라올 때마다 방문하며 댓글로 서로 소통을 했던

그 옛날의 블로그 문화가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정보 공유의 사이트로 전락해 버린 듯한 느낌.

그런 분위기와 다르게 나만의 공간으로 만들어가면 되겠지만,

나이 들면 소통하는 즐거움이 있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정보가 아닌 글을 읽고 공감해 줄 수 있는 분들이 모여있는 곳을 다시 찾게 되었다.


그렇게 찾은 곳이 이곳 ’ 브런치 스토리‘였다.

솔직히, 가끔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오는 브런치스토리 글을 보긴 했지만 내가 그 공간에서 글을 쓰는 것은 생각해보질 않았었다.

하지만, 글을 공유하고 싶다는 맘이 생겼을 때 보이는 곳은 ‘작가’라는 타이틀로 글을 발행할 수 있는 공간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작가 선정’에 도전을 결심을 하고, 쓰고 싶은 글에 대한 방향성을 결정한 후, 지난 4월 운이 좋게도 작가 선정이 됐다는 메일을 받았다.

그렇게 원했던 작가가 됐는데, 거의 한 달이 넘도록 글을 발행하지 못했다.

솔직히 ‘작가’라는 타이틀이 은근히 무겁게 다가왔는지 함부로 글을 발행할 수가 없었다.

블로그와는 또 다른 색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 같다.

어쩌면 '나의 생각'이 더 많이 담긴 글을 쓰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까?

전체를 관통하는 커다란 주제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렇게 3주 정도가 훌쩍 지난 어느 날,

내가 하고 있는 대부분의 활동이 '나를 위한 것'이라는 깨달음과 함께

'사랑하는 나를 위한 여행'이라는 제목이 갑자기 떠올랐다.

[국내여행], [문화여행], [국외여행], [생각여행]이라는 소제목으로 여행기, 전시회 감상문, 일상 생각 등을 쓰면 좋겠다는 계획까지 세워지며 머릿속이 정리가 됐다.

이제는 하나씩 시작해보고자 한다.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사진 : 무쇠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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