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다고 Jul 24. 2024

인간관계 다이어트

관계의 정리

1. 관계 비만


최근 들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과 개인 대화방을 정리했다. 업무상 꼭 필요한 대화방 두어 개를 제외하고 모조리 나왔고 SNS 계정도 말끔히 정리하고 있다. 그동안 오프라인보다 편리한 채널로 이어오던 관계들에 대한 생각을 재정비하고 나니, 관계 비만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몸이 무거우면 발생하는 불편함이 많은데도, 충분히 감량을 하기 전까지 그것이 불편하다는 사실 자체를 체감하지 못하고 생활하기 일쑤다. 사람 사이의 문제도 그렇다. 본인의 효용 한계치를 넘어선 양적 관계는 불필요한 정서적 불편을 유발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2. 피상적 관계 탈출


 얼마 전부터 나는 축적된 피상적 관계들이 내 심리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추억이나 관계를 맺어 온 시간에 대한 미련에 가까운 감정 때문에 이것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부득불 이어오던 관계의 실이 그 두께를 점차 잃어가고 있음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한쪽에서만 붙잡고 있는 관계는 불안하다.


 3. 관계의 깊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계의 지속이나 재정립이 가능할지 다양하게 상상하며 최근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는 어떨까?


 놀랍게도 유의미한 변화는 거의 관측되지 않았다. 그렇게 안달복달하며 관계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던 것은 실제로 그다지 강한 유대가 아니었음을 미처 몰랐기 때문에 행한 무지의 소산이던 것이다.


붙잡고 있던 관계는 과거의 추억으로 인한 부산물일 수 있다.


4. 관계정리와 변화


 변화는 내게 일어났다. 나는 이제 한결 가벼워졌다. 사람에 대한 의무감보다 자신을 더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고, 내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은 나도 귀찮았던 것이다. 매일 올라오는 오늘의 글귀, 실제로 오가지 않는 정을 빙자한 안부 인사들, 사실은 궁금하지 않은 근황에 대한 스몰토크. 이런 것들 말이다.


아마 나는 한동안 이런 상태를 즐길 것이다. 관계 비만에서 벗어나 가벼워진 나를. 언젠가는 다시 요요가 올 지 모르겠지만.

작가의 이전글 나의 건담-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