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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뚜기 Mar 13. 2024

이 세상에 우아한 직장은 없다 -part 2

자영업자의 비애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는 잘 해낼 것 같은 희망이 보인다. 어려울 거라는 말들도 자신감으로 다 물리쳐버리고 , 오직 내가 뛰어들면 언듯 보아왔던 그 잘 나가는 집의 우아한 사장이 될 것 같은 꿈이 펼쳐진다.

조금만 노력하면 될 거 같다.

하지만, 현실은 지독하다.

늘 복병이 발생하고 고생이라는 두 글자가 희망이라는 글자를 조금씩 조금씩 잡아먹고 있다.

너무 바빠 그것을 눈치채기엔 역부족이다.

매일매일 뼈를 갈아 넣는 심정이다.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대상포진, 화상, 칼에 베인 상처등 온몸이 성한 곳이 없다.

가오픈 시기에 주방아줌마는 갑자기 그만두었고, 알바도 구하기 어렵다. 할 수 없이 사장인 내가 주방에 뛰어들었고, 알바를 구하기 위해 주방월급을 올려야 했다.

설상가상 별 도움 안 되는 남편은 가게에서 손님들이 계신데 성질을 냈다.

가게 오픈 6개월 만에 살이 10kg가 빠졌다.

1년 6개월이 지났다.

사장인데 왜 수입이 없는 걸까?

재료비는 왜 자꾸 오르는가?

지나다가 들리는 내 동생은 가게를 그만두라는 야속한 소리만 한다.

난 너무 속이 상해서 눈물이 난다. 밤마다 울면서 잠이 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심정을 어찌 알까?


이상 27년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국수가게를 차린 우리 언니를 나름 관찰한 나의 기록이다.


고 이어령선생은 돈은 내가 쓸 때 그것이 내 돈이지 쌓여있는 것이 내 돈이 아니라고 했다.


몇 번의 사기를 당하고 그 빚을 갚느라 십여 년의 세월이 지나고 퇴직금을 몽떵 털어 넣어 시작한 국수가게가 잘 되면 좋겠다.

너무 오래 서 있고 키 163에 45kg밖에 되지 않는 예쁜 우리 언니가 콩팥도 나한테 기증해서 하나밖에 없는 우리 언니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 #자영업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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