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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환철 May 10. 2024

기억하고 싶은 기록

세상은 넓고 아름다워

작년에 유럽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기행문 형식의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으나 이래저래 바쁜 현안에 미루다 결국 쓰지 못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순간의 느낌 외엔 기억나는 게 너무 없다.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야 하고

기록한 것만 기억하게 된다.


누군가 패러디한 적자생존은

우리의 메모리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인류 문명의 힘의 원천은 기록이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고 기억하려고 쓴 여행 감상문이에요.

부족해도 이해 바랍니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 이탈리아와 스위스 여행

베수비오 화산의 그림자 아래, 고대 도시 폼페이:

 * 2023년 2월, 저는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여행하며 숨 막히는 아름다움과 풍부한 역사를 가슴 가득 담았습니다. 여행은 고대 도시 폼페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인해 시간 속에 갇힌 듯한 그곳은 2천 년 전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며 강렬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마피아가 운영한다는 식당에서 처음 만난 파스타는 실망스러웠지만 나폴리피자는 맛있더군요.


르네상스의  발원지 피렌체에서 영감 얻다:

 * 폼페이를 떠나 피렌체로 향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조각, 보티첼리와 다빈치의 그림, 브루넬레스키의 건축물은 인간의 창의성과 예술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메디치 가문을 중심으로 안정된 예술활동을 지원한 결과 만들어졌던 당시 도시와 예술작품의  조화에 감탄하며 영혼이 고양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수상 도시 베니스, 운하와 역사의 속삭임:

 * 베니스는 다른 어떤 도시와도 다른 매력을 지닌 곳이었습니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화려한 건축물과 복잡한 레이스 세공, 음악과 웃음 넘치는 분위기에 저는 완전히 사로잡혔습니다. 기다란 검은배의 정취와 이민족에게 쫓겨 베니스에 정착하게 된 사연은 물의 도시 베니스(베네치아)에 빠지기 충분했습니다. 모터보트를 타며 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저를 또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게 했습니다.


아말피 해안의 낭만과 소렌토의 여유로운 시간:

 * 험준한 절벽과 푸른 바다가 장관을 이루는 아말피 해안은 저를 압도했습니다. 가는 길이 너무 좁아 차간 간격이 10센티 밖에 안 되어 붙였다는 10센티 도로의 정체 끝에 나타난 풍경은 그간의 기다림을 보상하는 듯합니다. 소렌토의 작은 마을에서 좁은 골목길을 거닐며 이탈리아 에스프레소와 젤라또를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고 해변의 햇살을 만끽했습니다. 아말피 해변의 따뜻한 모래와 수정처럼 맑은 바다는 어디에서 찍어도 그림이 되는 풍경이었습니다.


로마, 역사와 예술의 보고:

 *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로마였습니다. 콜로세움, 판테온, 개선문 등 역사와 예술의 보물들이 가득한 도시는 저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삼엄한 경비 속에 입장한 바티칸 박물관의 놀라운 예술 작품들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NHK의 투자금으로 보수작업을 한 이후로 사진촬영이 금지된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은 일순간 눈으로 감상하기엔 너무나 장엄한 작품이었습니다. 들어가는 길에 있던 아테네학당을 자세히 감상하지 못 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스위스 알프스의 아름다움과 융프라우요흐의 경이로움:

 * 스위스 여행 또한 매혹적이었습니다. 우리를 처음 맞이한 사자상은 웅장한 위세와 달리 스위스 용병 희생자의 아픈 사연이 있는 조형물이었습니다. 중세 건축물과 그림 같은 풍경의 베른에서 아인슈타인의 흔적을 느꼈고, 날아갈 것 같은 바람에 지켜주지 못한 날림머리 사진은 산과 호수가 아름다운 루체른을 기억하게 했습니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올라간 융프라우 정상에서 내려다본 장관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큰 아이의 호흡곤란으로 아내와 큰 아들은 정상의 풍경을 감상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빛의 도시 파리, 우아함과 예술의 감각:

 * 우리의 환상적인 여행은 파리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예전에 방문한 파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했기에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방문한 파리는 여전히 아름다웠고 음식 또한 내 맘에 들었습니다. 달팽이 요리는 분위시 탓인지 한국보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특히 청명한 하늘과 조화를 이룬 대로의 우아함, 건축의 웅장함, 사람들의 세련된 분위기에 저는 매료되었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루브르 박물관의 방대한 예술 작품 컬렉션은 압도적이었으며 좀 더 여유 있게 감상하고 싶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습니다.


여행을 통해 느낀 감동과 감사:

 * 이렇듯 가족과 함께 한 이번 유럽여행은 제 삶에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 역사 유적, 예술 작품,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은 제 감성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여행을 통해 저는 세상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경험하며 더욱 풍요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가족과 함께 다시 이곳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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