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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환철 May 20. 2024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축제

우리가 알아야 했지만 몰랐던 사람들

얼마 전 화성시가 경기도 체육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작년에 이은 2연패로 기존에 수원시 1강 구도를 깨는 놀라운 성과입니다.  


2연패 달성을 위한 과장님과 직원들, 체육회, 선수단 한분 한분의 노력과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축하드립니다. 체육업무를 담당하는 과장님의 감사인사를 보기 전 전혀 몰랐을, 육상팀 선수를 중심으로 선수들의 숨은 노력은 정말 눈물겹게 느껴집니다.

그 글을 통해 경기도 체육대회 우승이 선수들의 헌신과 관계자 분들의 희생, 시민들의 응원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임을 알게 되었고 이 뜻깊은 성과를 다시 한번 축하하며, 앞으로도 화성시 체육 발전과 함께 하는 분들의 행복이 나날이 높아지길 바라고 기대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해 주신 화성시 체육진흥과장님이 내부게시판에 남긴 감사의 글이 너무 좋아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은 마음에 여기 소개합니다.  




경기 파주에서 열린 제70회 경기도 체육대회가 지난 5월 11일

우리 화성시가 종합우승이라는 결과를 안고 끝났습니다.

이로써 수원 우승 독식이라는 사슬을 끊고서 우리 시 처음으로 2연패에 성공했습니다.


그동안 2000년부터 열린 경기도체육대회 결과를 보니, 1부 15개 도시 중 우승 도시는 화성, 수원, 안양밖에 없었습니다.


안양시가 지난 2003년과 2004년(개최지) 2연패를 한 이후로

수원시가 11연패를 하며, 우승을 독차지하다시피 하였고 2017년 개최도시인 우리 시가 수원시에 고춧가루를 뿌리며 깜짝 종합우승으로 체육인들을 들뜨게 했었습니다.


그래도 수원시는 건재해서 다시 종합우승컵을 들며 웃을 수 있었지만, 설마설마하는 마음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다 우리 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연패를 하며 종합시상대 맨 위에 서게 되었으니 다른 도시의 부러움도 부러움이려니와 그동안 알게 모르게 쌓였던 설움이 조금이나마 풀린듯해 기뻤습니다.


혹자는 도 체육대회 우승한다고 누가 알아주나, 시민들도 모르는 대회라며 그저 그런 체육행사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가슴 아픈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제대로 알리고 시민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한 행정의 잘못도 있기에 곰곰이 돌아보게 하는 말입니다.


대진표라는 게 있습니다. 경기를 하기 전에 종목별로 경기상대를 뽑아서 대진표를 완성합니다. 전에는 다른 도시들이 토너먼트 경기 1회전에서 수원시만은 피해야 한다며, 운수와 같은 제비 뽑기에 나름의 신중을 기하고 결과에 따라 뽑은 손을 탓하며 환호와 한탄이 뒤섞이곤 합니다.


이제는 뽑기에서 1회전 상대로 화성시가 걸리면 한숨이 나오는 종목도 있어 은근히 부듯하기도 하고, 아예 초반부터 수원시와 붙어 빨리 제치고 가자는 작은 자만심도 생기게 되었으니, 돌아보면 우리 시의 힘과 위치가 참 많이도 달라졌음을 실감합니다.


비록 많은 시민이 경기도체육대회에 관심이 없으시겠지만, 적어도 이 체육대회에 참가하는 31개 도시의 체육회 관계자들 그리고 그 많은 선수들과 임원분들은 화성시의 위상과 이미지를 알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수원시와 대적할 도시는 화성시밖에 없으니 잘해 보라며, 응원 한 숟가락 얹어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경기도체육대회 2연패로 수원시의 독주체제를 끊기까지에는, 달라진 위상을 갖기까지에는, 다른 도시의 부러움과 덕담을 듣기까지에는


우리가 알아야 했지만, 몰랐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400미터 달리기 선수가 포환 던지기에 나가고 장대 높이 뛰기 선수가 1,600미터 계주에 나간다 하면, 우습겠지요. 별로 납득이 가지도 않을 듯합니다.


바로 그렇게 웃픈 곳이 우리 화성시를 대표해 나간 육상팀입니다.

출전인원은 직장운동부 13명에 일반인 16명, 모두 29명의 팀입니다.

육상팀 출전 규모로는 1부 15개 도시 중에서 10번째로 하위권입니다.


결과적으로 44명이 출전한 파주시가 3,173점으로 육상 종합 1등이고

29명이 출전한 우리 시는 2,975점을 획득, 종합 2위에 올랐습니다.


어떻게 가능했는지...

남자 400미터 주 종목인 선수가 포환 던지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창던지기에 출전하였고

장대높이뛰기 선수인 고민지라는 선수는 1,600미터 계주, 400미터 계주, 400미터, 100미터에 출전, 결선까지 올라갔습니다.


특히, 장애인 육상경기 400미터, 800미터, 1,500미터 한국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박세경 선수는 비장애인 경기인 10Km 달리기에 출전했습니다. 왼쪽 정강이 다리에 피로골절로 실금이 가 있는 상태에서 출전했고 경기 후 다리를 절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오래 볼 수는 없었지만, 왠지 고마웠습니다.

우리 시 육상 직장운동부 선수들은 모두 주 종목과 관계없이 최소 3개 이상의 종목에 참가했습니다. 이유는 참가 점수에 결선 점수를 받고자 출전했고 최선의 노력을 했습니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학생부 육상경기 때였습니다.

아들이 400미터 트랙을 돌아 마지막 곡선 주로에 접어들었을 때 한 부모님의 응원 모습이었습니다. 이분들은 “화성! 화성!! 달려 화성!!!”이라고 소리를 높이고 계셨습니다.


아들의 이름 대신 우리 시의 이름을 목이 터져라 외치고 마지막 힘을 다 짜내 주기를 간절하게 응원하셨습니다. 일등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끝까지 아들을 응원해 주셨습니다.


우리 시가 이룬 경기도체육대회 2연패라는 쾌거는 각 종목에서 여건의 좋고 나쁨과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 참여 시민분들 그리고 우리 체육회 분들이 만든 결과물입니다.


포환 던지기 선수가 아닌 사람이 투포환 선수들 옆에 서면 주눅이 들겠지요. 어정쩡한 투창 연습 모습을 보고 실소를 터트리는 다른 선수들이 있어도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경기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신의 순위와 결과를 짐작할 수 있지만, 시의 이름으로 시민을 대표했으니 그날만큼은 포기하지 않고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제70회 경기도체육대회는 끝이 났지만, 종합우승 연패의 목표를 위해 각 종목과 분야에서 갖은 노력을 다해준 선수들과 체육회분들

그리고 멀리까지 응원에 참여해 주신 직원 동료분들 특히, 자원봉사자분들께 늦게나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비 내리는 오늘 밤은 시를 대표했던 모든 선수들이 편안하게 주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4. 5.


체육진흥과 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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