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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샤인 Sep 26. 2023

#84 삼시세끼

: 알뜰하게 맛있는 밥을 짓는 일


저는 똥손? 곰손? 요리 못하고, 살림 잘 못하는 사람이에요. 청결에 대한 부분은 제가 민감하기에 집 청소는 눈에 보이는 대로 치우고 깔끔하게는 해놓는데 요리만큼은 정말 잘 모르겠어요. 먹을 것에 관심이 없다보니 냉장고 정리도 잘 안돼서 누가 먹을 것을 줘도 그대로 뒀다가 잘 썩혀서 버리곤 한답니다. 요즘엔 배달음식이 잘 돼 있어서 천만다행이에요.





삼시세끼

아침, 점심, 저녁의 식사



제가 혼자라면 모르지만 가정이 있고, 남편과 아이가 있어서 잘 먹여야 하는 임무가 있죠. 하지만 저는 정말 요릴 못해요. 뭘해도 맛이 없어요. 요리책 그대로 따라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감도 못잡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신랑도 요릴 못해요. 신랑은 제가 워낙에 요리를 못하는 줄 알고, 또 투정부린다고 나아지는 게 아니란 것을 잘 알기에 주는 대로 먹는 편이죠. 정 힘들면 밖에 나가서 사먹으면 될 테고요. 하지만 우리 아이가 너무 불쌍한 거 있죠. 엄마 밥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아이가 불쌍해서 먹고 싶단 게 있다고 하면 최대한 사주려고 하는데 그러다보니 외식비가 지출이 커져요. 한번씩 닭볶음탕을 해놓으면 두끼는 먹을 수 있으니 몇 안 되는 잘하는 음식을 만들어서 이래저래 저 나름대로 식비를 효율적으로 써보려고 노력하는데 음식도 맨날 똑같고 힘드네요. 알뜰하게 맛있는 음식을 짓는 것. 정말 축복이에요. 저도 사회생활하고 지친 몸으로 들어오면 누가 따순 밥 지어놓고 고생했다, 먹으라며 입에 밥 들어가는 거 지켜봐주는 거... 해보고 싶지만, 늦었죠. 엄마 없이 살았던 것은 어쩔 수 없이 내 인생이고, 우리 딸에게는 따뜻한 경험을 듬뿍 줘야 하는데 요리.... 정말 어렵습니다. 차라리 일을 하라면 그게 낫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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