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 카운트 다운과 함께 보내는 파.
두 번째는 1월 1일 아침 일찍 새로운 해의 첫 일출을 보는 파.
물론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2024년 이전과는 다르게 보낼 것이라는 각오아래 두 번째 방법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새해 일출로 검색하면 제일 많이 나오는 곳이 강원도의 "정동진" 그리고 경상북도의 "호미곶"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분명히 이런 유명한 곳은 엄청난 인파로 붐빌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경포대"를 가기로 결심했다.
혼자 차를 운전해서 가면, 적적할 것 같아 지인과 함께 새벽 5:00에 경포대로 출발했다.
12월 31일 날 날씨가 포근해져 도로에 안개가 자욱했고, 운전을 굉장히 조심히 해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가다 보니 어느덧 경포대에 도착했다. 참고로 서울에서 경포대까지 2시간 반정도 걸렸는데, 교통 체증을 하나도 겪지 않았다. 하지만 강원도에 입성하자마자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의 2024년 첫 해는 사람들 앞에 출현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과 함께 경포대에 도착을 했다.
분명 고속도로에는 차가 많이 보이지 않았었는데, 수많은 차들이 주차를 하기 위해 방황하고 있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2024년 첫 해를 보며 소원을 빌기 위해 경포 해변에 모였다.
가족, 친구, 커플, 방송국 관계자들 모두 꽁꽁 싸매고 두꺼운 구름사이로 해가 보이길 기도했을 것이다.
2024년 새해 일출 시간(경포대 기준) 7시 38분이 되었지만, 해는 보이지 않았다.
7시 50분이 되어서도 해는 보이지 않았다.(해는 떴지만, 구름사이에 가려져 보이지 않은 상태)
하지만 해가 안 보인다고 2024년이 오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새해에 꼭 지켰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 잠시 기도를 하고, 아직도 해를 기다리고 있는 인파들을 뒤로한 채 빠르게 경포해변을 빠져나왔다.
서울 올라가기 전 아침으로 초당 순두부 마을에 있는 "짬뽕 순두부"를 먹으러 갔다. 우리보다 더 부지런한 분들이 이미 웨이팅을 하고 계셨다. 비를 맞으며 기다리는데 새해 첫날부터 어떤 일이든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교훈을 느끼며 마음속의 평화를 유지했다.
새해부터는 덜 자극적인 음식을 먹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짬뽕 순두부는 못 참지~~~ 하며 너무 맛있게 먹었다. 서울에서는 아마 이런 맛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마음은 아쉬웠지만, 몸은 그런대로 즐거워했나 보다.
아쉬운 대로 카페를 가려했지만, 카페를 들렸다간 집에 가는 고속도로에서 웨이팅을 할까 봐 우리는 빠르게 서울을 찍고 출발을 했다.
해를 못 본 아쉬움을 아름다운 강원도의 설산들을 보며 어느 정도 위안을 받은 우리였다.
정말 소복하게 하얀 눈들이 쌓인 나무들과 멀리 보이는 산들은 정말 2023년에는 볼 수 없었던 경관이었고, 옆에 앉아있는 평소 감성이 조금 부족한 지인에게 마저 그 아름다움이 전달되었다.
하지만, 이런 감성도 잠시 우리는 고속도로에서 웨이팅을 피할 수 없었다. 겨울이라, 접촉사고가 난 차들도 있었고, 해를 보지 못하고, 빠르게 서울,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차들이 많았다. 우리는 출발했을 때의 거의 2배의 시간을 돌아가는 차 안에서 보내야만 했다. (집에 도착하니 약 8 시간 넘게 운전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도 나름 새해의 기억 남을 추억이라 생각하며, 남은 1월 1일을 마무리했다.
2024년 첫 해를 보기 위해 경포대로 모였던, 아니 대한민국에서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각지의 장소로 모인 사람들, 아니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 2024년의 바람과 목표들을 잘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