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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쿤 나나 Sep 28. 2024

태국서점 탐방

-못 읽어도 좋다. 그냥 서점이 좋다

며칠 전 쓰던 아이폰에 배터리가 부풀어서 대형쇼핑몰에 위치한 수리점에 갔었다.

올 1월에도 같은 증상으로 배터리 교체를 받고 1년 보증서를 받아둔 덕분에 무상으로 교체를 받을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교체 시간은 1시간(=능춘몽)이라고 한다.

난 영어, 태국어도 모두 어설프다.

태국에서 2년째 살다 보니 이제 그 어설픔과 함께 했던 스트레스와 긴장감은 좀 덜어지고 있다.

내가 아는 문장과 단어를 최대한 쓰고 안될 땐 번역기를 쓰며 미소를 보내는 여유가 생겼다.


기다림의 시간 동안 무엇을 할까?

둘러보다가 쇼핑몰 내에 위치한 서점에 갔다.

한국에 있을 때 바쁠 때도 일부러 시간 내서 가던 곳이 서점이었다.

아이와 함께, 친구와 함께, 혹은 혼자도 가곤 했었다.

그게 아니면 오랜 단골인 온라인서점 '알라딘'앱에서 이 책 저 책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넣고 주문하며 책을 소유했었다.


몇 번을 읽은 책도 있고 몇 장 읽다가 책장에 꽂아둔 책도 있었는데 책 읽기를 좋아하는 편이었던 나였다.

참 아쉬운 건 태국으로 이사올 때 꽤 많은 책을 처분하고 온 것이 참 아쉽고 때론 그립기까지 하여 책고픔이 있었다.


풍요로울 때는 몰랐던 것들?

여기 와서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가 한글로 쓰인 책이 되었다.

오디오북이나 e북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종이책의 그리움을 알게 된 타국생활이다.


태국에도 우리나라처럼 백화점, 쇼핑몰, 마트에 크게 혹은 작게 서점이 있다.

오늘 들어간 서점은 꽤 규모가 큰 서점이다.

입구로 들어가서 처음 눈에 띈 책은 `KOREA`였다.

한국인의 눈에 가장 띄는 건 역시 한국이겠지. 비닐로 포장되어 있어 내용까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인이 쓴 'KOREA'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진다.

태국어로 한국은 '까올리'이고 사람은 '콘'이다. 한국사람은 '콘 까올리'이다.

태국인(=콘 타이)들은 '까올리'에 우호적이고 관심도 많다. 이들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궁금하다.

태국서점에서 발견한 외국작가의 'KOREA'

눈을 돌려보니 귀여운 표지의 책이 눈에 들어온다.

 `All about MBTI`였다.

아... MBTI는 태국에도 유행인가 보다.

난 재미로 보는 정도면 모르겠지만 유형별로 사람을 분류하고 모든 행동을 그 유형으로 규정짓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너무나 많은 내면의 세계가 있어서 한 유형으로만 규정짓기 힘든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인데, 혈액형도 MBTI도 너무 한쪽으로만 몰고 가는 건 좀 억지인 것 같다.

그냥 참고로 재미로 보는 정도면 딱 좋다.

 ' MBTI '

태국어로 번역된 한국작가의 책

한국책들도 꽤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정말 한국의 작가들이 멋있고 애국심마저 느껴지는 감격의 순간들이다.

또 다른 의미의 '태극전사'라고 말하고 싶다.

멀리 타국의 태국이라는 나라에서 만나는 한국책!

내가 쓴 책이 아니라도 자부심이 느껴진다.

단! 태국어로 번역되어 있어 한국인인 나는 읽을 수 없는 한국책이라 아쉽다.

주로 마음 근육을 키워주는 제목들이다.

쉼이 있고 용기를 주는 에세이 장르의 책들이다.

이 책들 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나도 갖고 있는 책이다. 한국어버전으로...

아는 분 책을 빌려 읽다가 한국에서 오시는 손님이 있어 부탁해서 받았다.

타지에서 사람이 그리웠던 내게 상처로 돌아왔던  만남들이  있었다.

그 아팠던 마음에 반창고 같던 책이었다.

이곳 태국에서도 누군가의 마음에 반창고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태국어로 번역된 한국작가들의 책

태국에는 다국적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조금은 씁쓸하긴 하지만 일본과 아주 친밀한 나라가 태국이다.

태국에는 일본기업도 많고 일본자동차가 굉장히 많다.

자동차 운전석도 일본과 같은 우측이다.

일본의 침략도 없었고 태국의 주요 도로를 일본에서 개통해 주었다고 하니 일본에게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서점에는 일본책들도 꽤 보인다

내 감정이 어떻든 간에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도 어찌 보면 지리적 위치만큼 밀접하다 볼 수 있다.

태국어로 번역된 일본책들... 한국인에게 익숙한 '무라카미 하루키'도 보인다.

태국어로 번역된 일본작가들의 책

남편과 함께 일하는 태국의 2,30대 여성들과 대화를 나눌 일이 있었다.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영화의 주제가 남남커플의 이야기가 있는데 너무 귀엽고 재밌다고 했다.

서점에 보니 책들도 남남커플, 여여커플의 표지가 꽤 많이 보인다.

속 내용까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보단 훨씬 자유로운 동성의 문화가 자리하고 있는 나라이다.

요즘의 태국문화가 반영된 태국의 책

태국은 관광나라답게 외국인들이 많고 태국인들은 영어나 다른 나라의 언어도 꽤 잘하는 편이다.

어떤 영상에서 본 기억이 있다.

한국인은 영어를 못해도 자국 내에서 일도 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지만 자국 내의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나라 혹은 관광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나라에서는 영어를 열심히 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외국인의 영상이었다.

물론 요즘은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은 너무나 많다.

태국은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는 아니지만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식당, 카페, 상점, 길거리노점에서도 태국어만 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어로 소통하는 태국인들이 많아서 신기하기만 하다.

오히려 난 태국어도 영어도 짧게 짧게 겨우겨우 얘기를 한다.

그런 면에서 나름 교육열이 높고 관광산업이 발달된 태국임을 실감한다.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서적들(영어, 일본어, 중국어 그리고 한국어도 있다)

베스트셀러와 신간코너도 잘 정리되어 있다.

베스트셀러에 일본책들이 많이 보여서 아쉬운 건 나만의 느낌일까?

우리나라 책도 인기 있는 태국이었으면 좋겠다.

요즘처럼 온라인이 발달된 세상에서 오프라인의 서점과 종이책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

한국에서든 태국에서든 종이책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베스트셀러와 신작도서

서점이 너무 쾌적하고 자주 오고 싶은 분위기이다.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이 없어도 아이쇼핑의 재미가 있다.

뭐 언젠가는 띄엄띄엄이라도 원서를 읽을 수 있는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

아마도 평생의 숙제 중 하나가 독서이고 외국어공부 또한 평생 해야 일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배워나가고 변화되고 또 도전하는 존재!

그 과정을 가장 잘 도와줄 평생의 친구는 역시 책!!

나도 어설프게나마 글을 끄적이는 사람으로서 내 생각, 내 글 하나하나에 책임을 지고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럼 태국서점 탐방 끝!!

서점 여기저기 둘러보고 쉬어가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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