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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뭐야 Apr 06. 2023

<곽철용>

왜 사람들은 싫어하는 일로만 돈을 버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하기 싫은 일로 돈을 벌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일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 나는 다를 것이다. 나는 꼭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서, 행복하게 돈을 벌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몰랐으니까.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을 정도로 능력과 흥미가 일치하기 쉽지 않다는 걸 몰랐으니까. 거기서 멈추지 않고 능력을 끊임없이 노력하며 개발해내야만 살아남는다는 것을 몰랐으니까. 그리고 그 정도 경지가 되면, 좋아하는 일도 싫어하는 일로 바뀐다는 것을 몰랐으니까.


그래서 현실과 약간의 타협을 했다. 좋아하는 일은 하지 못할지언정 행복하고는 싶다. 그것을 위해서는 당장의 행복을 희생하는 법부터 익혀야 했다. 내 인생의 행복의 총량을 늘리기 위해서 그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원하는 행복의 총량이 커질수록, 희생해야 하는 값도 커졌다. 오늘 좀 불행해도 괜찮다. 이번 주가 더 행복할 수 있다면. 이번 달은 좀 불행해도 괜찮다. 올해 더 행복할 수 있다면. 올해 좀 불행해도 괜찮다. 앞으로의 미래가 더 행복할 수 있다면.


그렇게 나는 묻고 더블의 더블의 더블로 가고 있다. 언제쯤 터질까. 언제쯤 내가 희생했던 값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보상을 받을 수는 있는 것일까. 내가 지금까지 묻어온 것들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것이 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때로는 묻었던 것들에 매몰비용이라는 팻말을 꽂고 뒤돌아간 때도 있었다. 또 때로는 더 묻어보자며 확실하지 않은 것에 승부를 걸어보는 때도 있었다. 그게 맞으면 대박인 거고, 그게 맞지 않다면 선택지를 하나 지워낸 거고. 아직은 실패를 해도 시간이라는 코인이 쌓여있는 젊음의 특권을 누려보려 하는 중이다. 나는 더 행복해질 것이다, 행복해지자, 되뇌이며 하루를 다시금 묻고 더블로 간다. 곽철용의 마음가짐으로다가.


그런데 곽철용이 결말에 어떻게 되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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