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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뭐야 Aug 22. 2023

<이카로스>

흩날리는 깃털 틈새로 빛을 내는

너를 눈에 찰나라도 더 담는다

너에게 가까워진 그 순간이

내 삶의 의미였나


그렇다면

후회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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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메모장 속에는 봉인된 수많은 글감들이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생각들은 때로는 글로 깎아내기 어려워 ‘언젠가는 이걸 다듬을 순간이 오겠지’라며 구석에 박혀있다. 대개는 그 순간조차 오지 않지만, 가끔, 아주 가끔 그러한 순간이 찾아온다.


저 글은 원래 ‘이카로스에 대한 사고실험’이라는 글로 폰 속에 있었다. 이러저러한 설명들을 그럴그럴 듯하게 적어놓았지만, 결론은 똑같았다. 이카로스는 태양이 있어 행복했을 것이라고. 태양. 인생에 있어 우러러볼 무언가가 있다는 건, 그것을 향해 나아갈 의지를 가진 삶을 살았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걸 막상 산문으로 적으니 너무나도 지루해지는 것이었다. 읽기 쉬운 글을 지향하는 나의 의지에 반하는 일이었기에, ‘이걸 다듬을 순간’을 기다리는 공간에 박아두었다. 그리고 오늘 그 순간이 되었다.


내 삶의 태양이었던 이들에게 바친다.


https://www.youtube.com/watch?v=lCOiahfnNIw&ab_channel=SungSi-kyung-Topic


마침 적절한 노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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