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가 아니다
창업의 시작은 종종 스프린트처럼 보인다. 빛나는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가득 찬 첫걸음은 강렬하고 빠르게 내디딘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은 스프린트가 아닌, 마라톤을 달리는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초기에 타오르는 열정을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창업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나 또한 코리아엠씨엔이라는 회사의 초창기 멤버로 참여하면서 단기간에 빠른 성과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6개월 안에 모든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그 기간 내에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회사의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지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러한 접근 방식은 지나치게 단기적인 관점에 치우쳤음을 깨닫는다. 스타트업은 단기간의 폭발적인 성과가 아니라,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을 배웠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천천히 부족한 점을 보완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들을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씩 접근한다면 반드시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며,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작은 변화와 꾸준한 개선이 쌓이면 결국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누구나 창업 초기에는 열정에 불이 붙는다. 그러나 이 열정은 쉽게 소진되기 마련이다. 불꽃놀이처럼 잠깐 타오르고 사라지는 에너지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불꽃을 어떻게 장작불처럼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느냐다.
Patagonia는 단순한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를 넘어,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호를 중심에 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는 암벽 등반가로서 자연 환경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졌다. 그러나 초기에는 작은 등반 장비를 제작하며 생계를 꾸리는 수준이었다. 그가 내세운 철학은 단순했다.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사업을 한다." 이 철학을 지키기 위해 그는 재활용 소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제품 수명을 늘리며, 매출의 일부를 환경 보호에 기부했다. 이러한 장기적인 접근 방식은 회사에 신뢰와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만들어냈다. 오늘날 Patagonia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환경 보호 운동의 선구자로 자리 잡았다.
Patagonia는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지 않았다. 이본 쉬나드는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운영했다.
모든 대단한 기업은 작은 불씨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 불씨가 꺼지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태도와 연료를 끊임없이 공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창업은 순간의 폭발이 아니다. 그것은 장작불처럼 천천히 타오르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온기를 세상에 전달하는 과정이다. 창업을 시작하며 스프린트로 빠른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어떻게 롱런하며 마라톤을 완주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접근은 단기적인 결과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