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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한다고 다 전달되고 상대가 다 알아듣는 건 아니다.
내가 하는 말, 전달하고픈 말이 제대로 전해지기까지 길이 험하다.
귀에 들어가기까지 중간에 새는 단어가 줄줄~. 가슴에 머무는 단어 몇 개뿐이다.
빨래터에서 방망이질하는 아낙네.
“어젯밤 뭔 일 있었는교?” 한소쿠리 빨래를 이고 오는 앞집 순이에미 목소리다.
“읍따” 고개를 들지도 않고 무심히 방망이질이다.
“그으래~?”
“근데 와 애꿎은 빨래는 와 패노?”
“자슥들이 속썩이드나?”
“아이다~ 신경끄라이~”
“아라따 빨래 고만 패라. 피나거따”
“문디 가스나, 느그집 일이나 잘해라... 쳇”
순이에미 말없이 빨래를 개울에 쏟아붓는다.
방망이질이 더 세진다. 빨래하는 남편 놈 옷에 빵꾸 날라한다. 패고, 때리고 온갖 성질이 방망이에 실려있다. 방망이는 말한다.
“어젯밤 시원찮은 서방질에 분풀이 맞재? “
아무 말 없이 팔에 힘이 더 들어간다.
말은 입으로만 하는 건 아니다. 몸으로 눈으로, 때론 방망이가 말보다 강렬하다.
논에 다녀오는 서방이 지나가다 한마디 한다.
”퍼뜩 들어온다. 밥묵자~“
순이에미
”안녕하십니꺼~ 논에 댕기 오는 가베요 “
”아~ 예~“
난 고개 들지도 않고 팔을 힘껏 올린다. 가속 붙은 방망이질에 남편 홑바지 궁디가 찢어질라 한다.
눈치 없는 서방.
”그~참~ 방망이 소리 한번 시원시원구마~ 퍼뜩 들어온다~“
”젠장~ 어제가 내 귀빠진 날이구먼 기억도 몬하고~ “
괜한 설움에 기어코 바지 빵꾸냈다. 속이 좀 풀린다. 집에 가야겠다. 서방 놈 밥은 해줘야지.... 구시렁거리며 빨래를 주섬주섬 쥐어짠다.
미역국이나 끓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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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문장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2 – 송정림 -
사람의 눈은 때로는 말보다 더 강렬하게 감정을 표현한다. 어떤 눈빛은 총을 겨눈 것보다 더한 위협이나 상처가 되기도 하고, 우리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거나 황홀감에 젖게 하기도 한다.
2) 나의 문장
"사랑은 눈으로 눈으로 말해요" 노래 가사다. 입 언어보다 짜릿한 감정 언어다. 목소리 높이지 않아도, 귀 열지 않아도 저절로 들려오는 노래.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는 주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트 같은 심장의 흔들림이다. 거리 버스킹 낡은 바이올린 소리에도 가슴을 도려낼 줄 아는 것. 허름한 시골 장터 국밥집 할머니의 구수한 욕이 반찬 되는 것. 번쩍이는 미사여구는 없다. 촌빨 날리는 거친 단어도 때론 오르가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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