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사회를 움직이는 소속감의 심리학, 마이클 본드
"아이돌 사진 주니 우르르 헌혈" 24.1.26일자 조선일보 A12면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오랜만에 헌혈하러 오게 해주는 내 아이돌 최고.
대한적십자사가 젊은층의 헌혈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헌혈 증정품으로 아이돌 그룹 포토카드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고 이 이벤트로 신규 헌혈자 수가 이전보다 69% 늘었다고 한다.
신규 헌혈자 중 10~20대의 비율은 81%.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헌혈 증정품(영화관람권)에서 세븐튼 포토카드 선택할 수 있게했고
세븐틴 팬카페에 이벤트 공지 후 온라인상에서 포토카드를 받았다는 후기 글이 올라오고
"좋은 일도 하고 원하는 멤버 포토카드도 나와 기뻤다. 팬이 된 게 자랑 스럽다."
"오랜만에 헌혈하러 오게 해주는 내 아이돌 최고" "남자친구의 피로 세븐틴을 취했다."
지방에 거주하는 한 세븐틴 팬은 아침부터 포토카드를 받기 위해 서울에 가서 헌혈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팬덤의 선한 영향력의 한 사례를 보여준 사례였고 적십자사의 기발함도 돋보였다.
팬이 된다는 것은 그들은 관심사, 나이, 배경 등 다르고 다양한 동기로 팬이 되지만
세븐틴 포토카드 4장의 의미보다
모두 자신을 넘어선 무언가에 헌신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팬덤이 사회현상으로 떠오른 것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등장한 이후다.
팬덤이 조직화 된 것이다.
급격한 조직화로 팬덤은 위 사례와 같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정치에서는 비이성적이고 비상식적 충성심이 정당 정치에 고질적 특성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정치를 보면 잘 이해가 될 것이다.
팬덤의 소비는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합리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고
과학으로도 분석이 불가한 아마도 심리학의 영역에서 다루어지는 이상한 형태이다.
이런 궁금증과 비합리성에 대한 궁금증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팬(fan)이란 말은 광신도(fanatic)에서 왔다.
그리고 팬덤은 열정을 공유하는 집단, 소속감으로 정의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은 초기 집단 생활을 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내집단과 외집단을 나누게 되었고
그리고 내집단을 편애하는 것은 타고난 기본상태라고 한다.
뇌 영상 연구에 따르면 뇌늬 감정 중추에서는 외부인과 상호작용할 때보다
내부인과 상호작용할 때 더 많은 신경 활동이 일어난다.
팬덤은 정치 성향, 성적 지향, 문화적 취향 등을 아우르기에
어떤 팬덤에 속해 있는지가 곧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내집단(개인이 소속감을 가진 집단)과는 공유하고
외집단과는 공유하지 않는 무언가로 인해 우리는 우리 자신이 된다.
집단에 속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
왜 다른 집단을 자신과 다르게 보는 경향이 있는지?와 관련해서
집단 편견은 경험을 토대로 하고
국적, 문화, 인종, 신념 등 뿌리 깊은 사회적 차이에 답이 있다.
외부집단에 대한 차별은 매우 쉽게 촉발되고
집단에 소속되면 사람들은 뚜렷한 정체성을 갖게되고
이것을 우리는 '사회적 정체성' (social identity)으로 부른다.
사회적 정체성은 남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에 대한 감각을 갖게 해준다.
우리는 내집단 사람들과 공유하고 외집단 사람들과는 공유하지 않는
무언가로 인해 우리 자신이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팬덤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으로 또는 지탄의 대상을 추종하는
다크 팬덤의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책에서는 (저자는) 팬덤의 긍정적 영향역에 더 무게를 둔다.
나의 관점에서 보면 같은 소속감으로 열정을 공유하는 집단에 속해 있다면
긍정적 사회적 연결을 통한 심리적 치료가 가능할 것에 주목했다.
건강 연구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흡연, 운동, 식단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요인보다 사회적 연결이
개인의 건강에 더 중요하다는 것인데 예로
흡연 15개피 보다 외로움이 더 건강이 안좋다곻 한다.
사회적 연결, 집단에서 외로움 우울증 개선되는데
연결의 질이 중요한 요소이다. 소속감과 열정이면 연결의 질을 어느정도 보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회적 연결, 연결의 질이 높을 수록 심리적 선물이 동반된다. 심리적 배당금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팬덤도 사회적 치료가 적용된다는 것, 팬덤에서 더 큰 공동체 의식을 느낀다는 것,
열정을 공유하면 쉽게 연결될 수 있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누구나 동질 집단 속 안정감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도 그런 것 같다.
다만 열정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누구를 새로 만나는게 힘들어서 그런지 팬덤의 영역까지는 가지 못하지만.
사실 스트리밍 플랫폼, 뉴스채널, 니치(틈새시장) 음악서비스와 소셜미디어의 확산 등으로
오늘날 사회에서는 취향을 공유하는 개인들이 모여 더 쉽게 집단 내 결속을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회사를 그만 둔다면 오프라인 모임 없는 기준으로
몇 개의 공통사를 공유하는 동질 집단 속으로 들어갈 날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