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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당주민 Feb 04. 2024

테블릿, 로봇 서빙과 인간의 정서적 교류

편리함, 경제적 효율성 그리고 공간의 기억

인건비 이유가 가장 클 것 같기는 한데,

요즘은 많은 식당에서 테블릿으로 자리에서 주문을 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주문하고 결재까지 하고 택시를 부를 수도 있다

편리한 세상에서 또 한걸음 다가간 것 같다. 

무엇보다 밑반찬, 물, 술 등 추가주문도 테블릿에서 직원을 부르지 않고 할 수 있다.

몇 일 전에 간 쌀국수 집에서 양파와 고수를 테블릿에서 누르니

바로 직원이 가져다 준 경험을 했다.


편리하구나 생각하다 다른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내가 사는 동네, 회사근처에 사장님과 종업원과 친한 식당은 모두 테블릿이 없다.

몰론 이중에는 가격대가 좀 나가는 식당이 있기는 한데

그런 식당에서는 쉐프가 종업원이 음식을 내오면 재료, 만든 방식을 설명해 주고

그걸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뭘 알고 먹으니 더 맛있고 상대방과의 대화도 음식이라는 주제로 더 풍성해 지기도 한다.

처음 간 식당에서 주문을 받으러 온 종업원이 자신들의 시그니처 메뉴을 잘 알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면 기분이 좋아지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걸로 할게요~라는 답변이 나온다.


횟집에서 오늘은 어느 생선이 물이 좋아요 하는 말을 들어본지 오래다.

맛집에는 그 집에 맛있는 메뉴가 이미 SNS상에 퍼져 있어 제철 음식을 고르는 

재미보다는 그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보는 경험과 그 경험을 SNS에 올리는 것 뿐이다.


몇년 전 자주 가는 고기집에서 

오늘 안창살이 너무 좋다는 친한 종업원에 말에 매번 먹던 등심,채끝,안심 세트메뉴을

포기하고 안창살을 먹어본 기억이 있고

그날 먹은 안창살은 내가 소고기에 대한 다른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수부위가 주는 즐거움.


테블릿은 경험의 편리함은 있지만 기억하는 감정을 통한 추억은 없을 것 같다.


다른 이야기이기는 한데

아마존의 오프라인 상점들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1994년 온라인 책 판매를 시작한 아마존이 2015년 시애틀에 첫 오프라인 서점을 열었고

서점의 구성은 매우 신선했는데

아마존이 온라인에서 취득한 고객 편의라는 경험과 지식은 

오프라인에서는 고객 흡입을 위한 공간의 매력은 결여되어 있던 것이 실패 요인었다고 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온라인이 제공할 수 없는 분명 다른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68개까지 확장했던 아마존 서점들은 모두 폐점했다.


오프라인의 경험은 온라인과는 분명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에서는 공간의 편리함보다는 그 공간이 주는 특별한 감성과 정서적 교류를 통해 

그곳을 가서 소비를 하는 동안 해당 공간에 대한 고관여층이 된다.


키오스크는 어렵고 직관적이지 못하여 나이 드신 분들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나 역시 가끔은 키오스크 앞에서 당황한다.


동네 작은 카페에 들어서며 인사하고

고소함과 산미있는 커피 사이에서 고민하고 그날 나의 감정을 살피며 원두를 선택하고

맛있는 제철 재료를 설명듣고 웃음을 주고 받으며 음식을 추천받아 주문하고

그 식당이 언제 가도 공간의 기억이 항상 즐거운 곳이었으면 좋겠다.


테블릿, 키오스크를 부정하지 않는다.

꼭 필요한 기기이고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업자의 입장에서도 생각한다.

그래도

사람과 대화하고 동네에 마음 편히 갈 수 있고 회사 근처에서

그날의 스트레스를 좋은 음식과 대화로 나눌 수 있는 곳이 나에게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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