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IDE OF A LIFETIME I 로버트 아이거
'사기' '불신'의 단어로 씁쓸한 시작을 한다.
책을 팔기 위해 필사의 노력은 이해하겠으나,
디즈니 CEO 밥 아이거의 자서전 같이 이 책이 국내에서 제목을 '디즈니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출간되었다는 것은 사기다.
구글 어디에도 다른 국가에서 출판된 책에도 이런 책 제목과 표지 디자인은 없다.
대한민국만 책 표지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다.
이 책은 밥 아이거가 지난 15년간 CEO로 재직하며 디즈니에서 배운 것들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좋은 일은 잘 키우고, 나쁜 일을 잘 관리하는 10가지 원칙과
ABC TV 스튜디오에 말단의 제작보조로 입사해 사장에 취임하고
월트디즈니인터내셔널 회장직까지 수행하고 오늘날의 글로벌 디즈니를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핵심가치가 무엇이지를 이야기 하는 책이지 디즈니만이 할 수 있는 것의
스토리는 절대 아니다.
디즈니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이용한, 책 제목은 파렴치한 짓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렇다고 책까지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책은 ABC TV 제작 보조 일부터 디즈니의 최고경영자가 되기 까지 배운 것
그리고 그가 지금의 디즈니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이끈 과정의 스토리는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유명한 스티브 잡스의 '픽사' 그리고 '마블', '스타워즈'까지 미디어 제국으로 가는 상세한 과정과 몇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슈가 되는 디즈니의 PC (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한 이해를 돕는 관점에서 시간 가는지 모르고 읽을 수 있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점에서 책의 제목은 나를 더 화가 나게 한게 아닐까 싶다.
디즈니는 우리의 삶속에 너무나도 친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집에 어딘가에 디즈니 책이 있을 것이고 거실인지 애들 방에 디즈니 캐릭터 인형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홍콩에 여행 갔을 때 2번이나 디즈니랜드를 방문했고 즐거웠고 우리 가족은 디즈니의 영화가
개봉되면 가족이 함께 아니면 애들만이라도 극장으로 향한다.
우리 아버지 세대부터 우리의 자녀들까지 함께 그 가치까지는 아니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브랜드이며,
이것도 디즈니에서?라고 물을 만큼 디즈니가 가진 콘텐츠의 역사와 범주는
'제국'이라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나같은 늙은이의 회사 책상에도 인사이드아웃에 나오는 캐릭터 장난감이 있다)
이런 디즈니의 최고경영자가 쓴 책이라면 아마도 가장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담겨 있을 것이고 창의력과 예술, 미디어, 콘텐츠의 미래 청사진이 무엇인지 기대하게 된다.
책은 지난 15년간 디즈니를 이끌며 저자가 배운 것들의 내용부터 시작한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오픈 1주일을 앞두고 플로리다에서 아이가 사망한 악몽의 시간을 시작으로,
파트 1에서는 ABC방송국 바닥에서 시작해 디즈니에 입사하고 2인자에 자리에 오르고
디즈니의 최고 책임자가 되는 과정을
파트 2 "이끌다"(Leading)는 최고 책임자로서 존중의 힘과 픽사, 마블, 스타워즈를 인수하는 과정
그리고 혁신, 돈으로 살 수 없는 고결함과 같은 디즈니의 핵심가치를 이야기 한다.
책에서 언급한 여러 디즈니의 가치, 핵심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매지니어 (Imagineer)" 였을 것이다.
'상상(Imagine)'과 '기술자(engineer)'의 합성어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직원들이라는 의미이며
이들은 새로운 놀이기구 설계안을 검토하고 실현하는 곳이다.
디즈니의 창의성과 설계의 본질,
예술가, 엔지니어, 건축가, 기술자 등으로 구성되어 경계없는 상상력으로
테마파크와 리조트, 유람선, 공연, 퍼레이드 등 모든 디즈니의 핵심을 관통한다.
환상적인 무언가를 상상하고
거대한 규모로 구현하는 그들의 능력이 디즈니의 핵심이고
우리의 생각과 우리 수준의 기술과 차별화하는 능력이 아닐까?
기술에 상상을 더해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디테일 그리고 지속적인 개선까지 추구함으로 디즈니의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기에 또 다른 강점은 바로 픽사를 인수하고 픽사가 가지고 있던
재능과 창의적 열정의 수준, 품질에 대한 헌신, 스톨리텔링의 독창성, 기술적 진보, 리더십의 구조, 열정적인 협업 분위기와 같은 기업문화를 수용하고 이를 내재화한 것 같다.
저자는 이런 관점에서 디즈니를 고품질의 브랜드 콘텐츠를 창출하고, 고품질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가능한 최대 범위까지 신기술을 수용하며 그 기술이 스토리텔링이 되고,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직장에서 누구에게 배운다는 것, 그것이 좋은 것이던 나쁜 것이던, 다시 한번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저자가 바닥부터 배운 것 중 공감이 가게 된다. 나 역시 직장생활을 하고 있기에.
타고난 멘토는 아니었지만 누구를 따라다니며 보는 법을 가르쳐 주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는 그런 사람이 있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저자에게는 행운이었을지도 모르겠다.
ABC스포츠를 이끌던 '룬 얼리지'에게서 (나중에 깨닫게 된 듯) 웬만큼 괜찮은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 자기가 맡은 일을 최고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면 옴짝달싹할 수 없는 데드라인 앞에서도 대담하게 밀어 붙이는 것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기진맥진하겠지만),
일을 망쳤을 때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것, 정직하게 실수를 인정하는 태도, 사람을 존중하는 것, 모든 사람을 공감하는 자세로 공정하게 대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서로 공정하게 경쟁하고 논쟁을 통해 열심히 일하는 환경을 만든 것 등.
현대사회 조직에서 필요한 것, 즉 경쟁과 함께 협력과 감성지능이 어우러 지도록 배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본다.